
일본, 가치관 및 장기 불황으로 인한 고립...청년층 ‘자기방임’ 현상도 사회문제 부상
지난 25일, 일본 경찰청은 2025년 한 해 동안 취급한 유해 20만 4,562명 중 고독사는 7만 6,941명으로, 전체 경찰 취급 사망 사건의 37.6%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경찰이 다루는 사망 사건 3건 중 1건 이상이 고독사인 셈이다. 연령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의 약 76%(5만 8,919명)에 달했다.
같은 날 발표에서 일본 내각부는 고독사 중 사후 8일 이상 경과한 후 발견된 사례를 ‘고립사’로 정의하고, 2024년 한 해 동안 2만 2,222명이 고립사한 것으로 추계했다고 밝혔다. 고립사 중 남성은 1만 7,364명으로 전체의 79.3%를 기록했으며, 65세 이상 고령자는 1만 7,937명(82.1%)으로 집계됐다. 발견 시점별로는 6,945명이 사망 후 1개월 이상 지나 발견되었으며, 1년 이상 방치된 사례도 확인됐다.
청년층의 고독사도 일본의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도쿄도 발표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 사이 10~39세 연령대에서 도쿄 내에서만 742명이 홀로 사망했으며, 이 중 40% 이상이 발견까지 4일 이상 소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문가들은 20~40대에서 나타나는 자기방임(Self-Neglect) 현상의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건강 관리나 생활 환경 유지를 포기하는 상태로 '완만한 자살'로도 불리며,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된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타인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다'는 일본 특유의 가치관과 경제적 불안정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으로 인한 고용 불안정이 가족 형성 및 사회적 관계 유지를 어렵게 만든 것으로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또한 임대료나 공공요금의 자동 이체 시스템은 사망 후에도 이변을 감지하기 어렵게 만들어 발견 시점을 늦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독사는 일본의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망 사고가 발생한 물건은 '사고 물건'으로 취급되어 임대료가 20~50%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유체 처리 및 청소를 담당하는 전문 업체의 수요가 증가하는 등 새로운 산업 영역도 형성되고 있다.
태국, 독거노인 180만 명으로 30년 전 대비 4배 증가
태국은 아직 고독사를 공식 집계하지 않지만 인구 구조는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24년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약 1,500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20.7%에 달해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33년에는 60세 이상이 28%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령화의 속도도 빠르다. 태국이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20년으로, 한국(18년)·일본(24년)과 비슷하게 빠른 속도다.
문제는 경제 수준이다. 국민의 47%가 은퇴 후 충분한 저축이 없고, 노인의 3분의 1이 빈곤층 수준에 있다. 충분한 복지 인프라 없이 초고령화로 진입하는 이른바 '저소득 고령화' 구조다.
독거 노인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2024년 기준 60세 이상 중 23.2%가 혼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86년에는 노인의 77%가 자녀와 동거했으나 2007년 59%로 감소했다. 도시화와 핵가족화가 배경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고령자 고립 대책으로 전기·수도 사용량을 실시간 감시해 이상 징후 시 알림을 보내는 디지털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과 이민 정책 검토 등을 제안하고 있다.
한국, 가족보다 임대인·경비원이 먼저 발견...고시원·여관 등 주거 취약지 발생 상승
한국의 고독사는 정의가 일본과는 약간 다르다. 보건복지부는 고독사를 "가족·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극단적 선택 또는 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일본의 '혼자 자택에서 사망'보다 사회적 고립이라는 조건이 더 적용된다. 두 나라의 수치를 단순 비교하기 어려운 이유다.
그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한국의 추세는 심상치 않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사망자는 2020년 3,279명에서 2024년 3,924명으로 5년간 19.7% 증가했다. 인구 10만 명당 발생률은 7.7명으로 일본(62.4명)보다 낮지만 증가세는 뚜렷하다.
한국 고독사의 특징은 중장년 남성 쏠림이다. 2024년 고독사 가운데 남성은 3,205명으로 81.7%를 차지했고, 연령대별로는 60대(1,271명)와 50대(1,197명)가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발견자 비율도 눈에 띈다. 임대인·경비원이 43.1%로 가장 많았고, 가족에 의한 발견은 26.6%에 그쳤다. 가족 발견 비율은 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발생 장소도 변하고 있다. 주택(48.9%)과 아파트(19.7%)가 여전히 많지만, 고시원(1.9%→4.8%)과 여관·모텔(1.9%→4.2%)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환경에서 고독사가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다.
한국은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시행했고, 2024년 7월부터 전국 229개 시군구에서 고독사 예방 시범사업을 확대했다. 2026년부터는 정책 대상을 '고독사 위험군'에서 '사회적 고립 위험군' 전반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시아 3국의 사례는 고독사가 단순한 개인의 죽음을 넘어 가족 해체와 사회적 유대 약화라는 공통된 구조적 결함에서 기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고립의 흐름을 멈추기 위해 기술적 보완은 물론, 단절된 개인을 사회 안전망으로 다시 연결하는 근본적인 공동체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