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스트리아 최대 장례 전문 기업 '베슈타퉁 빈(Bestattung Wien)'이 예술가와 협업해 제작한 그래피티 관을 공식 상품으로 출시했다. 장례 형식이 개인화되는 흐름 속에서 유럽 최대 규모의 장례 기업이 '예술 작품으로서의 관'을 내놓은 것이다.
관에 입혀진 그림의 작가는 그래피티 예술가 루카스 그뢰거(Lucas Groeger), 예명 'SKRIBL'이다. 그는 선명한 색채와 역동적인 그래피티 스타일로 두 점의 관을 완성했다. 베슈타퉁 빈은 이 작품들을 공식 상품 라인에 포함시켰다.
위르겐 질트(Jürgen Sild) 베슈타퉁 빈 대표는 "장례의 방식이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다"며 "디자이너 관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고인의 개성을 마지막까지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고인의 정체성을 장례 현장에서도 존중하려는 유족의 수요가 늘고 있다는 판단이 이번 시도의 배경이다.
1907년 설립된 베슈타퉁 빈은 118년간 약 200만 건의 장례를 치른 오스트리아 최대,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규모의 장례 기업이다. 오랜 역사를 가진 기관이 현대 미술 장르인 그래피티를 장례에 접목한 것은 보수적인 장례 산업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읽힌다.
오스트리아에는 예로부터 '아름다운 장례(schöne Leich)'를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죽음을 품격 있게 마무리하려는 오랜 정서가 현대 미술과 만나 새로운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디자이너 관이 실제 장례 현장에서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