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은 고독사 위험군을 조기에 발굴하고 지자체의 상담·판정·사례관리 업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을 2월 27일 개통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스템의 핵심은 기존 복지안전망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웠던 고독사 위험자를 데이터 기반으로 선제 발굴하는 데 있다. 보건복지부는 고독사와 연관성이 높은 위기정보 27종을 선정해 시스템에 연계했다.
단전·단수·단가스 등 생활인프라 단절 정보를 비롯해 건강보험료·국민연금보험료·통신비·공동주택 관리비 체납, 금융연체, 자살고위험 관리대상자, 자해·자살로 응급실에 내원한 대상자, 알코올질환·정신질환·간경변 등 질병정보까지 포괄한다.
이들 정보는 한국전력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국토교통부, 한국신용정보원, 자살예방센터, 중앙응급의료센터 등 14개 기관에서 수집된다. 또한 한국전력공사의 생활패턴 감지정보와 전세·월세 취약가구 정보, 기초·긴급 신청 탈락·중지 대상자, 돌봄서비스 중단자 정보 등도 함께 연계돼 복합적 위기 상황을 입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고독사 위험군 발굴대상자는 복지사각지대 조사 시기에 맞춰 연 4회, 약 18만 명 규모로 전국 지자체에 배분된다. 복지사각지대 발굴대상자와 중복되는 경우에는 복지사각지대 담당자가 중점 관리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연계한다.
1차 발굴대상자 3만 47명 배분 완료, 한 달간 시범운영 거쳐 개통
시스템 개통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1월 20일부터 지난 26일까지 약 한 달간 시범운영을 실시했다. 이 기간 동안 2026년 1차 고독사 위험군 발굴대상자 3만 47명이 지자체에 배분됐으며, 3월 31일까지 집중 관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시범운영 과정에서 확인된 시스템 장애를 보완하고 지자체 담당자의 건의사항을 반영해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실제 운영 사례도 확인됐다. 인천 중구에 거주하는 52세 남성은 체납, 주거취약, 알코올질환 등 복수의 위기정보를 보유해 시스템에서 발굴대상자로 선별됐다. 지자체 담당자가 초기상담을 통해 고독사 위험자로 판정한 뒤, 건강관리 및 채무상담 서비스를 신속히 연계해 건강 회복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한 사례다.
시스템을 통해 발굴된 위험자에게는 생애주기별 욕구와 상황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가 제공된다. 보건복지부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5년 9월부터 12월까지 수행한 '생애주기별 사회적 고립 예방 서비스 모형 개발 연구' 결과를 반영하고, 전문가 자문과 지자체 담당자 의견수렴을 거쳐 고독·고립 예방 및 관리 사업 운영 지침을 개정했다.

기존에는 안부확인, 생활개선 지원, 공동체 공간 운영 등으로 획일화돼 있던 서비스 체계가 생애주기별로 세분화됐다. 청년에게는 정신건강 상담과 심리지원을 제공하는 '마음회복' 서비스와 주거·식생활·취업준비·사회복귀를 지원하는 '일상회복' 서비스가 제공된다. 위험 상황 발생 시에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센터 등 전문기관과 연계한다.
중장년에게는 퇴직·실직 등으로 단절된 사회관계망을 재구축하기 위한 자조모임, 소셜다이닝, 문화체험 등 '관계형성'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알코올 중독 등 건강위험 완화를 위한 건강관리 서비스와 채무·금융·법률상담 등 경제자립 지원도 병행된다.
노인에게는 병원 동행, 집 청소지원, 식사배달 등 일상생활을 돕는 '돌봄연계' 서비스가 제공되고, 공공형 단기 노인일자리나 유급 봉사활동 등 사회참여 기회도 연계된다. 안전확인 측면에서는 AI 안부전화, 스마트플러그 등 ICT 기반 모니터링 체계와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통해 위기 상황에 신속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사례관리, 지자체 자원 연계, 긴급복지 지원, 사회보장 급여 연계 등이 위험군의 필요에 따라 제공된다. 개입을 거부하는 대상자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안부확인 체계를 새롭게 마련했으며, 고독사 사망자에 대한 유품정리·특수청소 등 사후관리 서비스도 유지된다.
김문식 보건복지부 복지행정지원관은 "고독사위기대응시스템이 고독사 위험자의 조기 발굴률을 높이고 필요한 지원을 연계함으로써 실질적인 고독사 위험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사회적 고립 실태조사 등을 거쳐 시스템 적용 범위를 사회적 고립 위험군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원장은 "이번 시스템 구축을 통해 데이터 분석 기반으로 고독사 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며 "앞으로는 가구 단위의 위기 상황에 맞춘 종합 지원이 가능하도록 위기가구 통합 발굴·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시스템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