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에서 반려동물 동반 입소가 가능한 노인 요양시설이 14년째 운영되며 고령층의 정서적 안정과 재활에 기여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올해 처음으로 요양시설 내 반려동물 동반 입소를 허용하기 위한 제도적 검토에 나섰다.
일본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요양시설 '사쿠라노사토 야마시나'는 2012년 4월 개설 이후 14년째 반려동물 동반 입소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사회복지법인 고코로노카이가 운영하는 이 시설은 전체 4층 건물 중 2층을 반려동물 동반 구역으로 지정하고, 3층과 4층은 비입소 구역으로 분리해 기피 입주자와의 갈등을 방지하고 있다.
와카야마 미치히코 이사장은 과거 돌보던 한 이용자가 요양시설 입소를 위해 반려견을 보건소에 맡긴 뒤 "내가 내 가족을 손수 죽였다"며 자책하던 일을 목도한 계기로 이 시설을 설립했다. 시설 운영 결과, 인지증 환자의 발화가 늘고 생기가 회복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반려동물을 빗질하는 행위가 손 기능 및 인지 기능 개선 등 재활로 이어지는 사례와, 시설 견이 입주자의 임종을 사전에 감지하는 현상 등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고령화와 유기 문제
고령 보호자의 시설 입소는 반려동물 유기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2023년 도쿄도 동물애호상담센터 통계에 따르면, 해당 연도 시설에 입소한 동물의 74%가 보호자의 질병 또는 사망으로 인해 맡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또한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급증하며 유사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 반려인은 1,546만 명으로 총인구의 29.9%를 차지하며, 반려가구는 전체의 4분의 1을 넘는 591만 가구에 달한다. 보호자가 고령화됨에 따라 시설 입소 시 반려동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정부의 제도화 논의 시작
현재 한국의 노인복지법에는 요양시설 내 반려동물 동반 입소를 허용하는 법적 근거가 부재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 3월 30일 김민석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1차 반려동물정책위원회'에서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노인요양시설 및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입소 시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하도록 지침 마련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공식 의제로 다룬 첫 사례다. 다만 실제 제도화를 위해서는 위생 및 감염 관리 기준 수립, 비반려인 입주자와의 공존 방식 설계, 추가 인력 및 비용 부담 해결 등 다양한 과제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