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사망자 급증과 신종 감염병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장례서비스의 최전선에 있는 장례지도사의 역할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일, 국회에서 고영인·신현영 의원실과 「존엄한 삶을 위한 웰다잉 연구회」 공동 주최로 열린 '장례서비스 향상을 위한 장례지도사 국가자격 제도개선 국회토론회'에서는 현행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고,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는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인사말에서 고영인 국회의원은 2012년 국가자격 제도 시행 후 11년간 3만여 명의 장례지도사가 배출되었음에도, 늘어나는 업무 범위에 비해 전문성을 뒷받침할 처우와 여건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며 "처우 개선, 자격제도 개편, 전문화된 커리큘럼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신현영 국회의원은 장례지도사를 "죽음과 애도의 여정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도록 돕는 인도자"로 정의하며, 최근 자격 취득자의 42%가 2030세대인 현상은 청년들이 삶을 진지하게 성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인재근 국회의원은 초고령사회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존엄한 죽음과 안전한 장례문화에 대한 논의가 매우 현실적인 과제가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장례지도사를 "존엄한 죽음의 마무리를 함께하는 '고마운 손'"이라 칭하며, 이들의 건강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박일도 한국장례문화포럼 회장은 1~2인 가구 및 고독사 증가 등 급변하는 사회 현실 속에서 현재의 '300시간 교육 이수'만으로는 다양한 국민적 요구와 재난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건복지부의 제3차 장사시설 수급종합계획에 '장례지도사 자격증 시험 및 등급제 도입'이 포함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번 토론회가 국민을 위한 장례서비스 향상의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했다.
주제발표에서 이범수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 교수는 현대 사회의 장례는 전통적 의례에서 전문 용역 서비스로 전환되었다고 진단하며, 장례지도사의 역할 확장을 주문했다.
그는 짧은 장례 기간이 유족의 충분한 애도 과정을 방해한다고 지적하고, 장례지도사가 상장례의 치유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유족의 슬픔 표현을 지도하고 연출하는 '감독(directing)'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교수는 장례지도사의 확장된 역할로 ▲건강한 애도과정을 연출할 장례지도전문가 ▲심리적 지원을 위한 유족심리상담사 ▲디지털 시대의 상장의례콘텐츠전문가 ▲건강한 죽음인식을 선도할 죽음교육 및 웰다잉 교육 강사 등 네 가지를 제안했다.
최정목 대전보건대학교 장례지도과 교수는 보건 위생적 관점에서 자격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그는 사망자의 74.8%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고 감염병 사망자가 장례식장으로 집중되는 현실에서, 의료기관과 장례식장 간 감염 정보 공유 체계가 부재한 점을 심각한 문제로 제기했다.
최 교수는 "전문지식을 갖춘 장례지도사가 시신과 시설을 관리해야 스스로와 이용객 전체의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선 방안으로 ▲의료기관-장례식장 간 감염 정보 공유 체계 의무화 ▲'시신관리 실명제' 도입을 통한 취급자 이력 관리 ▲의료폐기물 처리 기준 마련 ▲안치냉장고 주기적 소독 등 시설관리 규정 강화를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토의에서 이종우 을지대학교병원 장례식장 대표는 25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장례지도사 과정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미국의 재난 대응팀(DMORT)에 장례지도사가 참여하는 사례를 들며, 재난 상황에서 비전문가가 고인을 관리하는 국내 현실을 반성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문수 보건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세월호 참사 현장 경험을 언급하며 장례의 전문화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박 과장은 "보건위생은 감염관리(의료), 장사는 복지 영역이라 부처를 넘어서는 통합적 의사결정이 필요해 대단히 어렵다"는 현실적 고충을 털어놓았다.
그는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과거 자격증 제도를 느슨하게 한 배경일 수 있으나, "양질의 서비스를 바라는 국민적 요구에 따라 좀 더 과학적인 배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
송덕용 대한장례지도사협회 사무총장은 "자격시험 제도부터 우선 시행하고, 추이를 보며 등급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단계적 접근을 제안했다. 또한 "장례식장에서 국가자격을 가진 장례지도사의 의무고용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도 실효성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