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환자 측에 건강보험료 감면 등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 李 대통령 “윤리 논란 알지만... 비용 절감 따른 혜택, 가능성 열어야”
이재명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생애 말기 의료비 집중 현상을 주목했다. 이 대통령은 “보험료 치료비 지출의 대부분이 생애 마지막 순간, 연명치료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며 “옛날로 치면 곡기도 끊고 자연사하실 상황인데 요새는 삽관도 하고 그러잖느냐”고 현실을 짚었다. 과거와 달리 의료 기술의 발달로 인위적인 생명 연장이 가능해지면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지적한 것.
핵심은 ‘경제적 보상’에 따른 '선순환' 가능성이었다. 이 대통령은 “연명치료를 안 하겠다고 하면 그 비용이 엄청 절감되는데, 거기에 혜택을 주는 방법 중 하나가 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경우도 있더라”면서 “윤리적인 논쟁이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의료비 지출이 줄어드는 것에 대해 보상이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을 고민해봐야 하지 않나”라며 복지부에 관련 방안 검토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함으로써 발생하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분을, 국고로 회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환자와 가족에게 '인센티브'로 환원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1일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처럼 고령 사망자의 약 70%가 연명의료를 받을 경우 건강보험 연명의료비 지출은 2030년 3조원에서 2070년 16조9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연명의료를 받는 고령 사망자 비율이 15% 안팎으로 낮아지면, 2070년 연명의료비는 3조6000억원까지 줄어든다.
보고서는 "노인실태조사에서 연명의료 거부 의향이 80%를 상회하지만 실제 이행 비율은 15%에 불과하다"며 연명의료가 환자의 의사에 충실히 부합하는 수준에서 시행된다면 "한정된 사회적 의료자원을 호스피스·완화의료, 간병지원 등 수요가 높은 생애말기 돌봄에 재배치할 수 있게 되고, 환자·가족 역시 연명의료에 지출하던 본인부담금 일부를 생애말기 돌봄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에게 건강검진 항목 확대나 건강보험료 인하와 같은 실질적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경제적 보상과 같은 직접적인 인센티브는 제도에 대한 자발적 참여를 촉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 "재정 절감 효과 입증되면 가능" 그러나 "약자에게 '죽음 강요' 될 수도"
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홍창권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은 의료비 절감 효과 자체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함을 지적했다. 다만 홍 원장은 절감된다는 연구 결과가 확인이 된다면 인센티브 정책 도입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우려를 표명했다. 정 장관은 “연명의료는 존엄한 죽음을 맞는 것이 주목적이다 보니 의료비 인센티브로 하게 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긴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 역시 "도덕적 논란이 벌어진다"고 언급하며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정책 검토 지시는 거두지 않았다.
국내 65세 이상 사망자 중 67%가 연명의료 끝에 숨지는 상황에서 존엄사 권장은 필요하지만, 그 수단이 ‘금전적 보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허대석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는 SNS를 통해 “환자 보호자에게 연명의료 중단과 연계하여 직접적인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는 국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전했다. 허 교수는 “이는 보호자의 의사결정이 왜곡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며 “경제적 부담이 큰 가정일수록 금전적 제안은 사실상 거부하기 어려운 압력이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환자 본인의 사전의사보다 재정적 동기가 우선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윤리적 이유로 연명의료 관련 법제와 국제 윤리 원칙에서는 금전적 보상과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직접적 연계를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안으로는 일본의 사례가 제시됐다. 일본은 ‘재가임종’을 정책적으로 장려하며, 의료진이 자택을 방문해 진료하고 사망을 확인할 경우 진료수가 가산 등의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허 교수는 “일본의 사례는 연명의료 중단에 대한 직접적 금전 유인이 아니라, 재가임종을 가능하게 하는 의료 인프라에 대한 제도적 지원”임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