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가 지난달 15일 라틴아메리카 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에서도 안락사와 조력 자살을 허용하는 법안이 다시 발의되며 논의가 재점화됐다.
아르헨티나 언론 인포바에(Infobae)에 따르면, 훌리오 코보스 하원의원은 최근 안락사 및 조력사 합법화를 골자로 하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코보스 의원은 전 부통령 출신으로, 이번이 세 번째 안락사 관련 법안 발의다.
이번 법안은 의사가 환자에게 치사 약물을 직접 투여하는 ‘적극적 안락사’와 환자가 처방받은 약물을 스스로 투여하는 ‘조력 자살’을 모두 포함한다.
법안에 명시된 신청 요건은 ▲성인 ▲아르헨티나 국민이거나 12개월 이상 거주자 ▲중증 불치병 또는 만성적이고 신체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질환 보유자 ▲완화 치료(호스피스)를 포함한 완전한 의료 정보 제공 등이다.
신청 절차는 엄격하게 규정됐다. 희망자는 증인과 법원 또는 공증인의 확인을 거쳐 최소 15일 간격으로 두 번의 요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설명에 근거한 동의가 필수적이며, 신청자는 절차 중 언제든지 결정을 철회할 수 있다.
또한 법안은 시술 참여를 원치 않는 의료진을 위한 ‘양심적 거부권’을 보장하되, 공공 및 민간 의료 기관은 환자가 절차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시술을 돕는 이들이 형사 처벌을 받지 않도록 형법 개정도 함께 추진된다.
훌리오 코보스 의원은 “우루과이에서의 법안 승인은 분명 이 법안을 제출하는 데 동력이 되었다”며 “우리 사회는 성숙했고 이 주제에 대해 충분히 숙고해 왔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이는 말기 질환이나 참을 수 없는 지속적인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존엄한 죽음’을 가져다줄 수 있는 절차”라며 “필요한 사람에게 존엄한 해결책을 제공하고, 그 누구에게도 어떤 행위를 강요하지 않는 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르헨티나 의회에는 안락사 합법화를 추진하는 법안 4건이 이미 계류 중이며, 이번 코보스 의원의 발의안이 추가되어 논의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2012년 ‘존엄사법’을 승인해 말기 환자가 연명 치료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으나, 적극적인 의료적 조력을 통한 죽음은 현행법상 불법이다. 실제로 부에노스아이레스주에서는 7년째 만성 통증과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있는 63세 여성 마리아 델 카르멘 루두에냐가 안락사를 요청했으나, 법적 근거 부재로 1·2심에서 기각된 바 있다.
코보스 의원은 “안락사와 조력사에 관한 법안이 다뤄질 때가 올 것”이라며 “의회 내에서 논의 가능한 상태의 발의안을 항상 살려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