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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딸 조력사망 승인에 父 법적 투쟁... 캐나다 MAiD '윤리 논쟁' 점화 2026-03-25 1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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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딸 조력사망 승인에 父 법적 투쟁... 캐나다 MAiD '윤리 논쟁' 점화

입력 2025.05.13 05:40 수정 2025.05.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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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건강한 자폐·ADHD 딸에 '말기 환자' 판정... 캐나다 법원 "의료진 판단 개입 불가" 최종 기각아버지 "온라인 커뮤니티 탐닉과 사회적 고립이 원인" 제도가 취약계층 죽음 부추겨'닥터 쇼핑' 끝에 얻어낸 승인... 전문가 "자폐 전문성 없는 의료진이 생명 종료 결정"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DB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없음  ©DB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ADHD를 앓는 딸의 의료적 조력자살(MAiD)을 막기 위해 아버지가 법적 대응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며, 제도의 윤리성과 안전망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2024년 1월 31일, 아버지 웨이드(가명) 씨는 딸 마지(가명) 씨가 다음 날 오후 2시에 의료적 조력자살을 받을 예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법원에 긴급 조치를 신청했다. 마지 씨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였으나 자폐와 ADHD 진단을 근거로 조력사망 승인을 받은 상태였다. 이에 법원은 북미 최초로 비말기 환자(non-terminally ill patient)에 대한 의료적 조력자살 절차를 일시 중단시키는 긴급 금지명령을 내렸다.

웨이드 씨는 딸이 말기 질환을 앓고 있지 않음에도 MAiD 승인이 내려진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딸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의사를 찾아다니며 자신의 상태를 '불치병'으로 진단받으려 했고, 결국 한 가정의학과 의사가 그를 '말기 환자'로 판단해 승인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웨이드 씨는 "마지는 실제로 죽음을 원한다기보다, 적절한 사회적 지원과 정신적 돌봄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딸의 결정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승인 절차의 공정성 문제도 불거졌다. 두 명의 의사가 상반된 판단을 내린 상황에서, MAiD 내비게이터가 이전에 승인 결정을 내렸던 동일한 의사를 '제3자 평가자'로 지정해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법원은 절차상 위법 가능성을 인정해 일시 중단 명령을 내렸으나, 본안 판결에서는 부모의 주장을 기각했다. 담당 판사는 "의료진의 판단을 사법부가 재검토할 수 없다"며 의료적 조력자살의 적절성 여부는 마지 씨가 사망한 후에야 다룰 수 있다고 밝혔다.

웨이드 씨는 수차례 이어진 법적 대응으로 거액의 빚을 떠안았음에도 딸의 세 번째 MAiD 신청이 다시 승인됐다는 소식에 절망감을 표했다. 그는 "돈은 다시 벌 수 있지만, 딸은 대체할 수 없다"며 캐나다의 MAiD 제도가 충분한 사회적·정신적 지원 없이 취약계층에게 죽음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웨이드 씨는 마지 씨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질병과 자살에 대한 정보를 지나치게 접하며 심리적으로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폐로 인한 고립감과 질병에 대한 집착, 온라인의 영향 등을 고려할 때 딸의 결정이 온전히 자율적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은 캐나다 MAiD 법의 '자연사가 합리적으로 예측 가능하지 않은 사람'에 대한 적용 범위와 안전장치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을 촉발했다. 현행법상 자연사가 예측 불가능한 경우 90일의 평가 기간과 전문 지식을 갖춘 의료진의 상담이 의무화되어 있으나, 가족의 동의 없이 성인 개인의 결정만으로 생명 종료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조적 위험성이 지적되고 있다.

한편, 캐나다 정부는 2024년 2월 1일 정신질환을 기저질환으로 하는 사람의 MAiD 자격 제외 기간을 2027년 3월 17일까지 3년 더 연장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이번 사례와 같이 신경발달 장애인 자폐나 ADHD가 '심각하고 치료 불가능한 질병'으로 해석되어 승인되는 경우에 대해서는 여전히 명확한 제동 장치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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