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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웰다잉 수요 급증 … 실버 경제를 산업으로" 2026-03-25 1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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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총재 "웰다잉 수요 급증 … 실버 경제를 산업으로"

입력 2026.02.11 18:50 수정 2026.02.12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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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의 초고령사회 진입을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규정하고, 이를 타개하기 위해 '실버 경제(Silver economy)'를 복지의 영역에서 혁신 산업의 영역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장기요양, 자산 정리, 장례 계획 등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웰다잉(Well-dying)'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며 이에 대한 산업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탄광 속 카나리아 된 한국” … 압축적 고령화의 경고

이창용 총재는 10일 오후 한국은행 경제연구원과 연세대학교 인구와 인재 연구원이 '초고령사회 진입과 산업적 대응: 필수 인프라 확충과 미래 신산업 육성'을 주제로 개최한 공동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총재는 축사를 통해 "해외에서도 한국을 고령화 위험을 가늠하는 '탄광 속 카나리아'로 언급할 만큼 변화의 속도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고, 현 추세라면 2050년경에는 국민 두 명 중 한 명이 고령층인 세계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러한 압축적 고령화는 성장 잠재력을 약화하는 동시에 사회적 부양 부담을 빠르게 확대하며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중대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웰다잉’ 수요의 산업적 전환… “복지 아닌 부가가치 창출 영역”

이 총재는 고령화를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구조적 변화로 정의했다. 특히 자산과 소비 여력을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진입이 실버 산업의 지형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활기찬 삶을 지원하는 '웰에이징(Well-aging)' 시장과 더불어 장기요양, 자산 정리, 장례 계획 등 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웰다잉'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실버 경제는 더 이상 복지의 범주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혁신과 기술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중요한 산업 영역으로 인식돼야 할 시점"이라고 역설했다.

또한 "사망 전 1~2년의 중증 돌봄과 임종 준비가 필요한 생애말기 고령인구가 2025년 29만 2천 명에서 2050년 63만 9천 명으로 약 2.2배 늘어날 것"이라며 "제한된 공공 재정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산업적 관점에서 지속 가능한 공급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도심 요양시설 확충 위해 ‘임대료 사용자 부담’ 제안

이 총재는 현재 요양 서비스의 공급 불균형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편을 촉구했다. 그는 "현재 요양 수가는 지역별 부동산 비용 격차가 큰데도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부동산 비용이 높은 대도시에서는 시설 공급이 제약되고 서비스 질 저하가 나타나는 반면, 비용이 저렴한 외곽 지역이나 지방으로 시설이 입지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총재는 "요양 서비스는 현행과 같이 공적으로 보장하되, 토지·건물 임대료에 해당하는 비용은 이용자가 일부 부담하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면서도 수요가 높은 도심 지역의 시설 확충과 질 개선을 유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 ‘3일장이 5일장으로’ … 화장시설 병목 해소 위해 분산 설치 강조

장례 인프라 부족에 따른 사회적 비효율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과 제언이 이어졌다. 이 총재는 "화장시설은 대표적인 혐오시설로 인식되면서 확충이 지연돼 왔고, 그 결과 3일장이 5일장으로 길어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병목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장례 과정의 부담과 비효율은 앞으로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해법으로 이 총재는 "대형 병원 장례식장에 소규모·분산형 화장시설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한다"며 "기존 공간을 활용해 '임종·장례·화장'을 한 공간에서 마무리함으로써 유족의 편의를 높이고 님비(NIMBY) 현상을 완화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 병원의 의료 혜택을 누리는 지역사회가 필수적인 장례 시설도 함께 수용함으로써 사회적 부담을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바이오 데이터는 ‘AI 시대의 다이아몬드’, 규제 혁파 통한 기회 창출

미래 신산업 육성 방안으로는 보건의료 데이터의 활용이 제시됐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는 생애주기 전반에 걸친 의료 기록이 전산화되어 축적되는 구조적 강점을 갖고 있어 보건의료 데이터는 'AI 시대의 다이아몬드'라 불릴 만큼 큰 잠재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공익성이 인정된 연구에 한해 국가가 데이터 활용을 승인하고, 엄격한 안전장치 아래 절차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새로운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이 총재는 "규제와 제도 개선을 통해 고령화라는 구조적 변화를 산업과 일자리 창출로 연결해야 한다"며 "반도체 등 기존 산업의 성과에만 안주하기보다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경로를 발굴해야 미래 세대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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