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된 죽음을 기다리는 호스피스에서 사람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죽음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스티븐 이스트우드 감독은 아일랜드 섬의 호스피스에서 1년 동안 말기 환자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 영화 ‘아일랜드’를 제작했다.
영화에서 죽음 앞에 놓인 4명의 환자들은 제각기 간직한 사연을 이야기하며 죽음 앞에서 초연하고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환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삶을 느리고 조용한 방식으로 기록했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환자들 중 알렌에 대해 "그의 죽음은 길었어요. 숨이 서서히 사라졌죠. 아주 평화롭고 아름다워 감동 받았어요. 슬프지 않았어요. 그는 정말 죽을 준비를 했고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하지만 모두가 그럴 순 없겠죠."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 관리부로 은퇴한 알렌은 미성년인 16살 때부터 흡연을 시작했다. 이제는 ‘치료’의 의미가 없어져 알렌은 자신이 원하는 어느 때에든 담배를 편하게 피웠다.
앨런은 이스트우드 감독에게 그가 19살 북아프리카에 파병 나갔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앨런은 당시 그의 사령관이 총에 맞아 자신의 품에서 전사할 때를 회상했다.
"죽어가는 그의 눈에서 축복을 봤어. 그때 이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지. 무언가 더 있다는 걸."
영국의 의료센터에서 ‘아일랜드’ 영화는 삶과 죽음, 환자를 대하는 방식 등을 연수생들에게 교육하는 교자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의료센터의 강의에서 연수생들에게 20대가 가장 큰 '죽음 부정' 세대라고 말하며 “20대가 '젊고, 생산적이고, 괜찮아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끝이 있다는 개념을 받아들이기 힘든 탓에 자기 죽음에 맞서기가 너무 어려운 듯 합니다."
그는 아시아와 남미에서는 죽음은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더 나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유한하고, 우리 몸은 부패한다는 사실을 알려줄 교육이요. 저는 그 사실에서 평안을 얻었어요."
"저는 우리 모두가 실존적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하는 누군가가 죽는다면 너무 큰 상처가 될 것이고 그에 대한 모든 기억이 다르게 다가올 거에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가지게 되겠죠. 하지만 죽어가는 누군가를 곁에서 가깝게 지켜본 이후로는 그것이 힘이 되고 평화로운 경험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스트우드 감독은 말기 환자를 옆에서 간호하는 간병인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보통 사회에서 가장 급진적이고 특별한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간병인도 그중 하나입니다. 인간의 삶 마지막을 보살피는 이들은 특별합니다."
"죽음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여겨지곤 합니다. 우리는 스스로가 진보적인 사회에 산다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부정하고 억누르죠.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면 현실을 부정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더 나은 인식이 필요합니다. 유쾌한 일은 아니겠죠."
< 저작권자 © 웰다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