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자산 가치 급등으로 '거대한 상속의 시대'가 열리면서, 상속 관련 소송이 이혼 소송 건수를 추월하는 등 가족 분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 9월 20일 각당복지재단 '깨닫톡' 강연에 나선 이양원 변호사(부천종합볍률사무소)는 유언장이 가족 분쟁을 막는 '백신'이자 존엄한 삶을 마무리하는 '웰다잉 설계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자필 유언장의 분실 및 위조 위험을 막고 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일본과 같은 '유언장 공적 보관 제도'의 도입이 시급한 정책 과제라고 강력하게 제언했다.
- 상속 분쟁 급증 시대, 유언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
이양원 변호사는 "지난 10년간 상속 관련 재판이 24%나 증가해 이혼 사건 수를 추월했다"는 통계로 강연을 시작하며, 상속 문제가 더 이상 일부 부유층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과제가 되었음을 환기시켰다. 그는 100세 시대 도래, 자산 가치 급등,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사회 변화로 인해 법정상속분이나 유류분 제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분쟁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유언장의 세 가지 핵심 기능
이 변호사는 유언장이 단순한 재산 분배 서류를 넘어 세 가지 핵심적인 사회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첫째, 유언장은 혈육 간의 재산 싸움을 막는 '백신'이다. 유언이 없을 경우 각자의 기여도나 필요에 대한 고려 없이 법정 비율에 따라 재산이 분배되면서 갈등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둘째, 내 재산을 내 뜻대로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는 "평생 자신을 돌봐준 사실혼 배우자나 수양딸이 아닌, 연락도 없던 조카에게 재산이 넘어갈 수 있다"는 사례를 통해, 1인 가구나 비혼 가구 등 복잡해진 현대 가족 관계 속에서 고인의 진정한 의사를 실현하기 위한 유일한 법적 장치가 유언장임을 강조했다.
셋째, 인생을 존엄하게 마무리하는 '웰다잉 설계도'이다. 자신의 장례 방식을 지정하고, 고마웠던 사람에게 작은 유산을 남기는 등 삶의 마지막을 스스로 디자인함으로써 존엄한 마무리를 실현하는 핵심 도구라는 것이다.
- '유언장 공적 보관 제도' 도입해야
이 변호사는 현재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자필 유언장'의 불안정성을 꼽았다. 그는 "자필 유언장은 원본이 단 한 장뿐이라 분실, 훼손, 위조의 위험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명확한 정책적 대안으로 "일본처럼 등기소 등 공적 기관에서 유언장을 보관해주는 '유언장 공적 보관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제도가 도입되면 유언장의 분실·위조 위험을 막고, 사후 법원의 검인 절차 없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유언을 집행할 수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과 가족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그 효과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