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환자 돌봄의 공백과 위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를 '제도의 심장'이자 존엄한 죽음을 실현하는 '핵심 주체'로 인정하고, 이들의 양성과 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정책적 요구가 제기됐다.
지난 8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자원봉사로 여는 호스피스의 미래'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현재 호스피스 이용률이 23%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하며, 지속 가능한 돌봄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책 대안들을 제시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김호성 동백 성루카 호스피스병원 진료과장은 '간병 살인', '안락사' 논의가 나올 정도로 한국의 말기 돌봄 현실이 심각하다며 "살면서 괴롭고 죽을 땐 비참하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라고 현장을 진단했다.
그는 말기 환자가 겪는 육체적·사회적·심리적·영적 '총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것이 호스피스의 역할이며, 특히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받을 권리인 '성원권'을 상실하기 쉬운 환자들에게 자원봉사자의 존재는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과장은 "누군가 돌봐주면 고통은 견딜 수 있다"는 호스피스의 철학을 언급하며, 목욕 봉사와 같은 환대를 통해 환자의 존엄성을 지켜주는 자원봉사자는 환자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만드는 핵심 주체라고 역설했다.
그는 낮은 호스피스 이용률(23%)을 지적하고, 영국·미국처럼 재정적 보상을 넘어 '심리적 유산(레거시)'과 '자부심'을 부여하는 보상 체계와 지역사회 기반 협력 모델 도입을 제안했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 토론자들은 자원봉사자 지원을 위한 정책 방안을 논의했다.
김성원 대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죽음을 공동체가 함께 돌봐야 할 '사회적 의제'로 규정하며, 자원봉사자의 전문성 함양과 소진 방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교육이 짧은 시간, 이론 위주, 실습 부족의 한계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커리큘럼 전문화 및 표준화, 실기·실습 비중 확대, 온라인 교육 활성화, 전문 강사진 구축 등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회적 보상제 도입과 공공-민간 협력 강화를 통해 자원봉사 활동의 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환근 하나호스피스재단 회장은 자원봉사자를 '호스피스의 심장'이자 '자원봉사의 꽃'으로 정의하며, 과거 민간의 헌신으로 제도가 발전해왔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연명의료법 시행과 코로나19를 거치며 오히려 자원봉사자의 존재감과 역할이 약화되고 많은 민간 단체가 존립 위기에 처했다며, 민간 중심의 자원봉사 체계 확립과 교육의 표준화를 요구했다.
특히 제공자 중심의 수월성 위주 교육이 아닌, 환자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도봉 한국호스피스협회 회장은 교육 수료 후 현장 연계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하며, 호스피스 저변 확대를 위한 단기 교육과 전문 봉사자 양성을 위한 심화 교육으로 '교육 이원화 모델'을 제안했다.
나아가 구체적인 인정·보상 체계로 ▲200시간 이상 봉사 시 '인증 자원봉사자 제도' 도입 ▲5년·1,000시간 이상 시 지자체 표창 및 DB 구축 ▲10년·2,000시간 이상 시 코디네이터 양성 과정 지원 등을 제시하며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안종서 의왕시자원봉사센터장은 “현장에서는 실습 연계 부재, 실비 미지원, 고령층 중심의 참여 등 구조적 제약이 크다”며 60대 이하 젊은 세대의 참여가 어려운 현실을 지적했다.
안 센터장은 젊은 세대의 유입을 위해 "최소 20~40시간의 체계적 교육과 함께 실비 보전, 정기적 교육 운영, 실습기관 연계 등 실행 가능한 표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윤태길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은 호스피스를 '순고한 복지의 실천'으로 명명하며, 조례 개정을 통해 자원봉사자의 정의와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양성 교육 체계와 활동 근거, 수료증 발급 근거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상 조항을 추가하고 유급 돌봄 인력과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여 자원봉사의 순수성과 전문성을 지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의기 경기도 보건건강국 예방의료팀장은 경기도의 호스피스 사업 추진 노력을 설명하며, "경기도는 자원봉사 활성화를 지역 돌봄 체계의 핵심 축으로 삼아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력해 실효성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정책 방향을 밝혔다.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서성란 의원은 "묵묵히 헌신해 온 자원봉사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논의된 내용을 바탕으로 조례 제·개정을 포함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겠다"고 약속하며 토론회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