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4살배기 아들을 안(眼) 종양으로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딛고 장기기증의 뜻을 품어온 50대 주부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7명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4일 대구 영남대학교병원에서 故 황옥수(여, 57세) 씨가 뇌지주막하출혈로 뇌사 판정을 받은 뒤 심장, 폐, 간, 신장(좌우), 안구(좌우)를 기증하여 7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고인은 평소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 외에는 건강했으나, 지난 8월 26일 뇌지주막하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의료진으로부터 장기기증에 대한 설명을 들은 남편 성영길(62) 씨는 자녀들에게 아내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자녀들은 처음에는 완강히 반대했다.
이때, 고인의 자매가 나서 가족들을 설득했다. 고인이 오래전 둘째 아이를 4살의 나이에 안 종양으로 잃었던 아픈 기억을 전한 것이다.
당시 고인은 자녀가 기증을 받지 못해 수술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 애를 태웠고, 그때의 절박한 마음으로 남편과 함께 안구기증 및 장기기증 희망서약을 했었다.
어머니가 평생 가슴에 묻어둔 아픔과, 그 아픔에서 비롯된 숭고한 기증 의사를 전해 들은 자녀들은 결국 어머니의 마지막 뜻을 받들기로 결심했다.
고인은 7남매 중 셋째 딸로 태어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열망을 놓지 않았다.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 사회복지를 전공했으며, 몇 년 후에는 뷰티과에서 미용을 전공할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평소 꽃을 사랑하고 시를 즐겨 쓰던 '생활 시인'이었으며, 특히 작약꽃을 보며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그리워했던 따뜻한 감성의 소유자였다.
딸 성진희(35세) 씨는 "엄마는 6살 외손녀를 너무나 예뻐했던 정 많은 할머니"였다고 회상했다.
장례토탈서비스 조합 '아름다운 귀천'의 대표이기도 한 남편 성영길 씨는 "아내는 상냥하고 잘 웃는, 사랑스럽고 정이 많은 여자였다"며, "아내의 뜻이 새 생명을 받은 분들에게도 전해져 아내처럼 열정적인 삶을 살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