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생일을 하루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50대 가장이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유가족은 선천적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손자에게 할아버지의 선행이 희망의 씨앗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해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 8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에서 故노승춘(55) 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고 밝혔다.
노 씨는 지난 8월 10일 교통사고로 병원에 긴급 이송되었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사고 다음 날이 아들의 생일이었기에 가족들의 슬픔과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그러나 가족들은 평소 "세상을 떠날 때 장기를 기증하고 싶다"고 말해온 고인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 누군가의 몸에서 고인의 생명이 살아 숨 쉰다면 가족에게도 위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가족들이 기증을 결심한 결정적인 배경에는 선천적으로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난 6살 손자가 있었다. 유가족은 "할아버지가 삶의 끝에서 좋은 일을 하고 떠나면, 그 복이 손자에게 닿아 언젠가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적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믿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기도 파주시에서 2남 1녀 중 막내로 태어난 노 씨는 밝고 활동적인 성격으로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자영업과 공장 건설 업무 등 다양한 일에 종사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그는 사고 당일에도 성실히 일터로 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평소 어려운 이웃을 보면 먼저 다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따뜻한 품성을 지녔다.
노 씨의 아내 윤정임 씨는 "아무리 힘들어도 내색 한번 없이 오직 가족 생각만 하던 당신에게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당신이 그토록 지키고 싶어 했던 우리 가족은 이제 제가 지킬 테니, 부디 마음 편히 잘 지내길 바란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눈물을 흘렸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며 사랑을 실천한 기증자 노승춘 님과 유가족의 숭고한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 따뜻한 나눔이 우리 사회를 환하게 밝히고, 다시 기증자 유가족에게 희망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