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호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와 최창석 평산 대표변호사, 김효붕 중부로 대표변호사는 지난 6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존엄한 죽음에 역행하는 위헌적 법률 개정 정책제언’을 제출했다.
이들은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이 말기 환자의 질병 종류에 따라 호스피스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행복추구권과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하며, 국가인권위원회가 헌법재판소에 위헌 의견을 제출하고 국회와 정부에 조력존엄사 법제화를 권고할 것을 요청했다.
윤 교수 등은 제언서를 통해 대한민국 죽음의 현실이 참담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연명의료결정법 시행 후에도 전체 사망자의 18~25%만이 연명의료 중단을 이행하고 있으며, 그마저도 60%는 가족에 의해 결정되어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임종 전 1년간 의료비의 절반이 임종 2개월 전에 지출될 만큼 불필요한 입원과 소모적인 의료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며, 최근 3년간 서울대병원 응급실 사망자 10명 중 4명이 임종 전 24시간 동안 고통스러운 연명의료를 받다 숨진 현실을 근거로 제시했다.
현행 제도의 불평등 문제도 제기됐다. 현재 호스피스 이용은 말기 암, 만성폐쇄성폐질환, 만성간경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호흡부전 등 5개 질환으로 법적 제한을 받고 있다. 제언서는 “이로 인해 다른 질병의 말기 환자들은 호스피스를 이용조차 할 수 없어 존엄한 죽음의 불평등이 심각하다”며 “이는 헌법 제10조가 보장하는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의 박탈이자 인권 침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이들은 ‘조력존엄사’의 입법화를 촉구했다. 윤 교수는 “회복 가능성이 없고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가 담당 의사의 조력을 받아 스스로 삶을 종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휴머니즘의 구현”이라며 “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등 세계적으로 조력존엄사 입법화가 흐름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리서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82%가 조력존엄사 입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 높은 사회적 공감대를 보였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7월 의견서를 통해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지 않았으며 생명 경시 풍조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며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조력존엄사법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만우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역시 지난 7월 발간한 조력존엄사 보고서를 통해 “경제적 부담 등으로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조력자살이 강요될 수 있는 등 남용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통제 장치 마련과 우선적으로 말기 환자 돌봄 서비스 제공을 체계화하는 것이 전제”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