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명의료결정제도 시행 6년 만에 연명의료를 중단한 사례가 누적 45만 건에 이르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 수가 30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실제 연명의료 중단 결정의 절반 가까이가 환자 본인이 아닌 가족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어 제도 본연의 취지인 ‘자기결정권’ 실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 연명의료 중단 이행, 누적 45만 건… 사전 등록기관도 10% 증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영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부천시 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와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이 발간한 「2024 연명의료결정제도 연보」를 분석한 결과, 제도 시행 이후 연명의료 중단 사례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 한 해 동안 연명의료 중단 이행 건수는 7만 61건을 기록했으며, 2025년 8월까지의 이행 건수는 약 5만 2천 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제도 시행 이후 누적 이행 건수는 약 45만 건에 육박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열기 또한 뜨겁다. 2025년 8월 기준 누적 등록 건수는 300만 건을 돌파했으며, 같은 해 신규 등록만 33만 2,834건에 달했다. 등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등록기관 수 역시 2023년 686곳에서 2024년 760곳으로 10.8% 증가해, 연명의료 결정이 우리 사회에 빠르게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은중과 상연> 등 대중문화에서도 조력존엄사가 주요 소재로 다뤄지며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 환자 2명 중 1명은 ‘가족’이 결정… “자기결정권 보장 미흡”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질적인 측면에서는 과제가 남아있다. 현행 제도는 환자 본인이 작성하는 ‘연명의료계획서’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그리고 환자가 의사 표현을 할 수 없을 때 가족이 작성하는 ‘환자가족진술서’와 ‘가족의사확인서’로 구분된다.
통계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해인 2018년 연명의료 중단 결정 중 본인의 의사에 따른 ‘자기결정 비율’은 32.4%에 불과했다. 이 비율은 2024년이 되어서야 50.8%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겼다. 환자 2명 중 1명은 본인의 명확한 의사보다는 가족의 판단과 진술에 의존해 생의 마지막을 결정하고 있는 셈이다.
서영석 의원은 이에 대해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려는 제도의 핵심 취지가 현장에서 온전히 구현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