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3차 통합돌봄정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3월 27일 전국 시행을 앞둔 지역사회 통합돌봄제도의 추진 로드맵을 확정·발표했다.
로드맵은 도입기(2026~2027년)·안정기(2028~2029년)·고도화기(2030년 이후) 3단계로 나뉘며, 서비스 대상을 노인·장애인에서 정신질환자까지 단계적으로 넓히고, 연계 서비스를 현행 30종에서 2030년까지 60종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제도는 고령화 심화와 복합적 돌봄수요 증가에 대응해 기존에 분절적으로 제공되던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하기 위해 도입됐다. 2018년 한국형 커뮤니티케어 모델 검토를 시작으로 1차 선도사업(2019~2022년, 16개 시군구)과 2차 시범사업(2023~2025년)을 거쳐 전국 시행 기반을 마련했다. 돌봄통합지원법은 2024년 3월 제정돼 올해 3월 27일 시행된다.
이번 로드맵은 제도 시행에 앞서 정책 추진의 큰 틀과 단계별 이행계획을 사전에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작성됐다. 돌봄통합지원법에 따른 통합돌봄 기본계획은 올 상반기 실태조사를 바탕으로 하반기에 별도 수립·발표될 예정이다.

도입기-안정기-고도화기 3단계 설계... 서비스 30종에서 60종으로 단계 확대
로드맵의 비전은 '살던 곳에서 누리는 건강하고 행복한 삶'이다. 핵심 목표는 살던 곳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사회적 입원·입소를 줄이면서 가족의 돌봄부담을 완화하는 것이다.
1단계 도입기(2026~2027년)에는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4개 분야 30종 서비스를 중심으로 통합 연계를 시작한다. 방문진료, 치매관리, 만성질환·정신건강 관리, 퇴원환자 지원 등 재가 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AI·IoT를 활용한 방문건강관리, 방문간호·요양·목욕 이용한도 확대, 재택의료센터 전국 확충, 긴급돌봄·응급안전·주거지원 등 일상생활 지원도 강화한다.
2단계 안정기(2028~2029년)에는 방문재활, 방문영양, 병원동행, 통합재택간호 등 신규서비스를 시범사업 성과를 토대로 본격 제도화하고, 재가임종케어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정신질환자 통합돌봄을 위한 정신재활시설 및 쉼터 등 지역사회 지원기반도 구축한다. 재활·영양 등 다직역 서비스 제공을 위한 법·제도 정비, 서비스 신청절차 간소화, 농어촌 취약지 지원 확대도 이 단계에서 추진된다.
3단계 고도화기(2030년 이후)에는 노쇠예방부터 재가임종까지 전주기 서비스 지원체계를 완성하고, 1단계 30종에 30종을 더해 총 60종 서비스를 제공한다. 건강보험·장기요양보험·예산으로 나뉜 돌봄 재정의 중장기 구조혁신 방안을 검토하고, 유사·중복 사업을 정비하는 등 운영체계 혁신도 추진한다.

시범사업 1만 6,294명 참여 결과, 요양병원 입원율·입소율 대폭 감소·의료비 38만 원 절감
로드맵 발표와 함께 공개된 시범사업 평가결과는 통합돌봄의 실효성을 수치로 보여줬다. 2023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총 1만 6,294명이 참여한 시범사업에서, 참여군의 요양병원 입원율은 9.4%로 대조군(14.0%) 대비 크게 낮았고, 요양시설 입소율도 참여군 3.2%, 대조군 12.6%로 큰 차이를 보였다. 참여군의 건강보험과 장기요양 비용은 대조군 대비 38만 원 적었으며, 퇴원환자의 경우 517만 원이 절감됐다. 가족 등 돌봄 담당자의 75.3%는 부양부담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1단계 노인·장애인 출발, 2단계 정신질환자 확대... 2030년 노쇠예방~재가임종 전주기 완성
대상자도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1단계에서는 입원·입소 경계선상 노인(128만 명), 65세 이상 고령장애인(146만 명), 65세 미만 의료 필요도가 높은 심한 장애인(지체, 뇌병변 등)이 우선 대상이다. 65세 미만 장애인은 3월 시도별 2~3개소에서 시작해 6월 100개소, 12월 전 지자체로 확대한다. 지자체장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 65세 미만 말기환자, 거동불편자 등도 추가 선정할 수 있다.
2단계에서는 중증 정신질환자 대상 통합돌봄 시범사업(2027년~)을 거쳐 본사업을 추진(2028년)하고, 의료필요도가 높은 모든 장애인으로 확대를 검토한다. 3단계에서는 분석 결과에 따라 돌봄 필요도가 높은 추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서비스 이용 절차도 크게 달라진다. 기존에는 대상자가 필요한 서비스를 직접 찾아 개별 신청해야 했으나, 제도 시행 후에는 통합돌봄을 신청하면 통합판정조사를 통해 의료·요양·돌봄 욕구를 종합적으로 파악한 뒤 개인별 지원계획을 수립해 맞춤형 서비스를 연계·제공받게 된다. 시행 초기에는 서비스별 별도 신청이 필요하지만, 향후 통합돌봄 신청 한 번으로 서비스가 자동 연계되는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제도 기반도 단계별로 강화된다. 1단계에서는 중앙통합돌봄정책위원회 구성, 전담인력 5,346명 배치, 통합지원정보시스템 구축, 성과기반 예산체계 마련 등 운영기반을 확충한다. 2026년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3억 원 증가했다. 2단계에서는 통합판정조사를 장기요양(2028년)·요양병원 환자분류까지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AI 활용 방안을 마련한다. 3단계에서는 돌봄 재원의 재정구조 혁신과 서비스 전달체계 정교화를 추진한다.


"일본·영국도 10~20년 걸려... 지속 보완해 국민 체감 통합돌봄 체계 만들겠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있는 국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핵심 제도"라며 "일본, 영국 등 주요 국가들도 10~20년에 걸쳐 제도를 성숙시켜온 것처럼 정부도 지속적인 보완 및 개선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통합돌봄 체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3월 27일 차질 없는 시행을 위해 지자체 준비상황을 지속 점검하고, 올 상반기 실태조사를 거쳐 하반기에 향후 5년간 세부 추진과제와 이행관리 방안을 담은 통합지원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번 로드맵이 노쇠예방부터 재가임종까지를 명시적으로 포괄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장기요양수급 노인의 67.5%가 자택을 희망 임종장소로 선택하고 있으나 실제 의료기관 사망 비율은 77.2%에 달하는 현실에서, 재가임종케어의 시범사업(2027년)과 제도화(3단계)가 한국 사회의 '삶의 마지막 장소 선택권' 확보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지속적으로 추적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