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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제도 100만 명 시대의 그늘… '취약계층 사각지대' 해소 시급 2026-03-25 1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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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제도 100만 명 시대의 그늘… '취약계층 사각지대' 해소 시급

입력 2021.11.19 11:30 수정 2021.11.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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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압박과 복잡한 가족 관계가 자기결정 막아단순 정보 제공 넘어 '인간 존엄성 회복' 먼저찾아가는 상담' 확대와 '대리인 제도' 등 법률 개선 필요

지난 5일, 각당복지재단 주최로 열린 '취약계층의 연명의료결정제도 인식확산과 활성화' 온라인 공개토론회에서는 제도 시행 이후 양적 성장의 이면에 가려진 정책적 사각지대가 집중 조명됐다. 참여자들은 정보 접근성, 신체적 제약, 사회경제적 압박 등으로 인해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선택할 권리에서 소외되는 취약계층의 현실을 지적하며,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실질적인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토론회는 제도의 성과와 과제를 짚어보는 각계의 진단으로 시작됐다. 오혜련 각당복지재단 회장은 환영사에서 “의향서 작성자 100만 명 돌파는 큰 성과”라고 평가하면서도, “정보를 얻기 어렵거나 등록기관 방문이 힘든 취약계층에게 이 제도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양적 성장을 넘어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질적 성숙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인재근 국회의원(국회보건복지위원회)은 “100만 명이 넘는 국민이 참여한 것은 매우 큰 정책적 성과”라면서도, “취약계층은 정보 부족이나 거동 불편으로 참여하기 어려운 현실”과 “등록기관별 서비스 수준에 편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제기했다.

이윤성 前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은 법 제정 과정의 한계를 회고하며 “논의 초기부터 약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법률에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김명희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은 “제도의 외형은 크게 성장했지만, 장애인은 물리적 접근성이 떨어지고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상담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다”며 취약계층이 겪는 구체적 어려움을 설명했다. 그는 “이를 위해 맞춤 상담 매뉴얼을 제작·배포하고 있지만 더 다양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제발표하는 유신혜 교수(서울대병원) ©각당복지재단 유튜브 채널
주제발표하는 유신혜 교수(서울대병원) ©각당복지재단 유튜브 채널

주제 발표에서는 사회학적, 의학적 관점의 심층 진단이 이어졌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연명의료에 대한 자기결정은 가족 및 사회경제적 조건의 영향을 받는 ‘사회적 결정’”이라 정의했다. 그는 “학력과 소득이 낮을수록 연명의료 중단 의사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는 통계 결과를 제시하며, “취약계층은 이 제도가 자신의 생을 서둘러 포기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깊은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유신혜 서울대병원 교수는 의료 현장의 복잡한 사례를 공유했다. 그는 “취약계층은 경제적 약자뿐만 아니라 독거 무연고자, 가족 갈등이 심한 경우 등 자기결정권 존중이 어려운 모든 환자를 포함해야 한다”고 개념을 재정의했다. 유 교수는 “의사를 알 길이 없어 고통스러운 연명의료가 반복된 독거 무연고자 사례 등 이상적인 법과 현실 현장 사이에는 큰 괴리가 있다”며, “건강할 때 지역사회에서 논의된 환자의 뜻이 의료기관에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연계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취약계층의 연명의료결정제도 인식확산과 활성화' 온라인 공개 토론회  ©각당복지재단 유튜브 채널
'취약계층의 연명의료결정제도 인식확산과 활성화' 온라인 공개 토론회 ©각당복지재단 유튜브 채널

종합 토론에서 이지아 경희대 간호학과 교수는 “취약계층을 ‘도움이 필요한 소수’가 아니라 ‘누구나 될 수 있는 우리’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시각·청각장애인, 고령자 등을 위한 맞춤형 상담 매뉴얼과 앱 보급 등 실질적인 노력을 촉구했다.

조정숙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 센터장은 통계 자료를 근거로 제도가 특정 계층에 편중되어 있음을 지적하며, “비영리 법인 및 단체의 ‘찾아가는 상담’ 역할을 활성화하고, 무연고자를 위한 대리인 제도 도입 논의가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신현호 변호사는 법률가 관점에서 “‘김 할머니 사건’의 핵심은 ‘죽을 권리’가 아닌 ‘잘 살 권리’의 연장선”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연명의료 중단을 선택하는 것은 ‘사회적 타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취약계층 보호를 위해 법 위반 시 살인죄에 준하는 강력한 처벌 규정 같은 법적 안전장치를 제안했다.

박소연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는 “환자의 ‘최선의 이익’은 ‘최상의 의학적 이익’과 다를 수 있다”고 말하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평상시에 치료 계획을 세우는 ‘사전 돌봄 계획(Advance Care Planning)’ 프로그램의 활성화를 주장했다.

이혜원 각당복지재단 팀장은 “많은 취약계층은 정보 부족을 넘어 삶에 대한 성찰이나 희망 자체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 안내에 앞서 웰다잉 교육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호진 보건복지부 사무관은 “무연고자를 위한 대리인 제도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며 사회적 합의를 거쳐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단기적으로는 ‘찾아가는 상담’을 강화하고 요양병원의 제도 참여를 확대해 접근성을 높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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