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구청장 정문헌)는 가족이 없거나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취약계층이 존엄하게 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품위사(品位死)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사전 장례 의사 확인, 응급상황 대응, 사망 이후 공영장례까지를 공공이 일괄 책임지는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사전 돌봄에서 사후 절차까지 단계별로 뒷받침하되, 본인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며 장례 절차를 이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보건복지부의 '2024년 고독사 발생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고독사 중 62.9%가 50대와 60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는 이러한 현황을 반영해 관내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중 76%를 차지하는 1인 가구 가운데 고독사 위험이 큰 50세 이상을 사업 대상으로 정했다. 동 복지플래너가 일상적인 복지 상담 과정에서 사업을 안내하고 사전장례주관의향서 작성을 돕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사전장례주관의향서는 장례주관자 지정 여부와 사후 장례 절차에 대한 본인 의사를 기록하는 문서다. 종로구는 이 문서 작성을 통해 비상연락망을 확보하고, 장례 방법과 선호도를 사전에 파악해 본인의 뜻에 맞는 장례 절차를 지원할 계획이다.
의향서 작성자 가운데 장례주관자가 없는 고위험 고립가구는 중점 관리 대상으로 분류된다. 구는 이들에 대해 정기적으로 건강과 생활 실태를 확인하며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통반장, 직능단체, 종교단체 등과도 협력해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돕고 고립감을 완화하는 데 주력한다.
대상자 사망 시에는 빈소 마련과 장례 의식 등 애도 절차를 포함한 공영장례를 제공한다. 종로구는 공영장례가 무연고자에 한정된 서비스가 아니라, 비용 부담으로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저소득 취약계층의 존엄을 지키는 행정서비스라는 인식을 확산하는 데도 힘쓸 계획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고독사 위험이 큰 1인 가구를 위한 지원 시스템을 공고히 해 홀로 삶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덜어주고, 누구나 존엄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종로구의 품위사 지원사업은 고독사 '이후'의 수습이 아닌 '이전'부터 공공이 개입한다는 점에서 기존 무연고 사망자 처리 중심의 행정과 구별된다. 살아 있는 동안 본인의 의사를 확인하고 관계망을 구축하는 선제적 접근이 실질적인 사각지대 해소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