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원장 문인성)은 군 제대 후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던 故 하재현(25)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하 씨는 평소 TV를 보며 "이식을 못 받고 죽는 사람들이 안타깝다"며 기증 의사를 밝혀왔으며, 뇌사 판정 후 유가족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기증에 동의했다.
故 하재현 씨는 지난 12월 10일, 집안 욕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아버지가 발견하여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 응급 수술을 받았다. 뇌내출혈이 원인이었으나, 병원 도착 당시부터 뇌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들었다.
포기할 수 없었던 가족들은 다음 날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으로 하 씨를 이송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시도했다. 하지만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에서도 뇌사로 추정된다는 동일한 소견을 내리자, 가족들은 생전 하 씨의 뜻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이식을 못 받고 죽는 사람들이 안타깝다'며, 본인에게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치면 '기증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왔다. 이 결정에 따라 하재현 씨는 13일 심장, 폐, 간장, 췌장, 신장(좌, 우) 등 장기를 기증하여 6명의 생명을 살리고 생전의 뜻을 이뤘다.
1995년 구미에서 2남 중 장남으로 태어난 하 씨는 대구 가톨릭대학교 자율전공학부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서글서글하고 무난한 성격으로 동생과 우애가 깊었고, 부모님에게도 알아서 스스로 하는 아들이었다. 유가족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하재현 씨의 마지막 모습을 보기 위해 멀리서도 많은 선후배가 찾아왔을 정도로 마음이 따뜻한 친구였다고 전했다.
어머니 조은희 님은 "우리 재현이는 짧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다. 무엇보다 늘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던 착한 아이였으니 하늘나라에 가서도 편안하고 즐겁게 지냈으면 좋겠다"라며, "부모로서 마음이 아프지만, 마지막 순간에 본인이 원하던 좋은 일을 하고 떠나니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 우리 아들, 사랑한다"라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동생 하동현 군은 "형. 항상 내가 부탁하면 다 들어주고, 언제나 다독여주던 형이었는데 이제는 볼 수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아. 이제 엄마, 아빠 내가 잘 도와드릴 테니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고 형이 원하던 것 실컷 해"라며 명복을 빌었다.
하재현 씨의 기증을 담당한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영남지부 이경수 코디네이터는 "재현 씨가 생전에 누군가를 살리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어머니를 통해 들었고, 그 뜻을 이어받아 어딘가에서 몸의 일부나마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고인은 지난 14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쳤으며, 김천에 있는 가족묘에 잠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