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는 지난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력존엄사 및 웰다잉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은 조력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경제적 이유로 인한 비자발적 죽음 선택에 대한 우려 또한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대다수는 죽음을 삶의 연장선상에서 주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전체 응답자의 89%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삶의 일부”라고 인식했으며, 86%는 “죽음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하고 싶다”고 답했다. 죽음에 대한 논의를 금기시하던 과거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는 ‘고통 없는 임종’과 ‘가족의 경제적 부담 최소화’를 꼽은 응답자가 3명 중 2명에 달했다. 반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가족이나 지인에게 간병의 부담을 주는 것’(85%)과 ‘신체 거동이 어려워지는 것’(83%)으로 나타나, 타인에게 짐이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매우 큰 것으로 분석됐다.
■ 3년 연속 찬성 여론 80% 육박… 50대 이상서 지지 높아
‘조력존엄사’에 대해서는 찬성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응답자의 79%가 조력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답해, 2022년(82%)과 2024년(84%·필요성 인정)에 이어 3년 연속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다. 특히 죽음을 현실적인 문제로 인식하는 5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 찬성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찬성 이유로는 ▲무의미한 치료가 더 큰 고통을 준다(48%) ▲환자의 고통 없이 인간다운 죽음을 맞이할 권리(45%)가 주를 이뤘다. 이는 무조건적인 생명 연장보다는 삶의 질과 존엄성을 중시하는 가치관의 변화를 보여준다. 실제 응답자의 93%는 ‘말기 환자가 고통 없이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 ‘현대판 고려장’ 우려도… “가이드라인과 상담 지원 필수”
높은 찬성 여론 뒤에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공존했다. 조력존엄사 반대층(8%)은 ▲종교적·신념적 이유(39%) ▲순간의 감정이나 외부 압박 우려(35%) 등을 반대 근거로 들었다.
제도 도입 시 가장 우려되는 문제점으로는 ‘기준의 모호함’(34%)과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인한 비자발적 선택 가능성’(24%)이 꼽혔다. 이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환자가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등 떠밀려 죽음을 선택하는 소위 ‘사회적 타살’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함을 시사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응답자들은 ▲경제적 부담 등으로 인한 왜곡된 선택을 막기 위한 상담·지원 절차 마련(30%) ▲심리적 갈등 최소화를 위한 충분한 상담(27%) ▲명확한 법적 장치 마련 등을 요구했다.
■ “국가가 나서라”… 완화의료 및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
이번 조사는 개인의 준비를 넘어선 국가 차원의 지원 필요성을 확인시켜 주었다. 응답자의 92%는 “죽음이나 웰다잉 교육이 사회에 필요하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정책으로는 ‘호스피스 등 완화의료 서비스 확대’(36%)와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한 공공서비스 확대’(36%)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다.
한국리서치 관계자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에 대해 사회 전체가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며 “국회와 정부가 좋은 죽음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와 기준 마련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