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조력 사망(Assisted Dying)을 신청하는 환자 수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실무를 담당할 의료 인력은 오히려 감소해 시스템 과부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발표된 뉴질랜드 보건부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보고 대비 조력 사망 신청이 834명에서 1,066명으로 27.8% 증가했다. 안락사 또는 조력 자살이 진행 중인 사례 또한 945명에서 1,137명으로 20% 늘어났다.
반면, 조력 사망 절차에 참여하는 의료 종사자의 수는 지난해 148명에서 올해 126명으로 약 15%(14.86%) 감소했다. 신청자는 늘어나는데 이를 수행할 의사와 간호사는 줄어드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뚜렷해진 것이다.
특히, 100만 명 이상의 인구가 거주하는 '테 마나와 타키 지역'은 조력 사망 과정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의사와 간호사가 단 한 명도(0명)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생명윤리 단체 ‘보이스 포 라이프(Voice for Life)’는 “의료진들이 자신들이 보호하기로 맹세한 환자를 죽이는 행위로부터 손을 떼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의료진의 윤리적 저항을 원인으로 꼽았다.
완화 의료의 불균형 문제도 제기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력 사망 신청자의 78.3%가 지난 1년 내 완화 의료를 받았거나 받고 있다고 답했으나, 이는 역으로 20% 이상의 신청자는 완화 의료 혜택을 받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보이스 포 라이프는 “뉴질랜드 전역에 걸쳐 완화의료가 불균형하고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정말로 사람들에게 생애 말기 돌봄에 대한 선택권을 주고자 한다면, 그들이 완화의료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지난 1년간 472명이 조력 사망을 시행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37.2% 증가한 수치다. 2021년 ‘생애말기 선택법’ 시행 이후 뉴질랜드에서 조력 사망으로 사망한 총인원은 1,210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