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와 웰다잉문화운동이 공동 개최한 제14차 노인인권포럼이 지난 4일 '존엄한 죽음을 둘러싼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에서의 자기 결정권이 핵심적인 인권 문제임이 강조되며 현행법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입법 과제들이 제시됐다.
첫 발제를 맡은 고윤석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삶의 마무리: 자율성' 발표에서 현행법의 "'임종 과정'이라는 모호한 정의가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저해하고 의료 현장에 혼란을 준다"고 지적하며 해당 조항의 삭제를 제안했다.
그는 "대만처럼 연명의료 중단 대상을 말기 환자, 중증 치매 등으로 확대해 자율성의 폭넓은 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고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 보완점으로 ▲의료기관윤리기관위원회가 없는 요양기관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AD) 확인 절차 개선 ▲서식 간소화 ▲전문 인력 확충 ▲의료기관 대상 생애말기돌봄 교육 강화 ▲영유아, 소아, 무연고자 연명의료결정 방식 제고 ▲적법 대리인 제도 도입 등을 제시했다.
이어 서이종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존엄한 죽음을 둘러싼 쟁점과 과제' 발표에서 "죽음의 과정은 생애 가장 취약한 상태"라며 인권적 검토를 강조했다.
그는 '존엄한 죽음'을 '외부 압박 없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죽음'으로 정의하고, 이를 위해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한 죽음 교육 ▲1인 가구를 위한 공공 대리인 결정 제도 마련 ▲호스피스를 지역사회 통합 돌봄 모델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또한 서 교수는 "현대 사회에서 죽음에 대한 이슈가 질병사에 초점을 두어 사고사는 간과되고 있다"며 "한국 사회가 압축적 성장으로 인해 안전불감증 등 대형사고가 빈발하다. 사고의 원인 규명과 대책을 통해 불행한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발제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한수연 인하대학교 겸임교수는 환자의 자율성 확대에 동의하면서도, "1인 가구 및 무연고 말기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을 위한 공적 대리인 제도와 이를 병원윤리위원회가 추인하는 절차의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화선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는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죽음 교육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또한 조력 존엄사 대상이 무분별하게 확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정효 보좌관(안규백 의원실)은 현재 발의된 '조력존엄사법'의 의미와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 보좌관은 "조력존엄사는 생명 존중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라,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에게 존엄을 지키며 삶을 마무리할 마지막 선택권을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