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가 지난 2020년 12월 11일,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목숨을 끊는 '조력자살'을 금지하는 법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유럽 내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권 존중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오스트리아는 기존에 연명의료나 인위적인 생명 연장을 배제하는 '수동적 안락사'만을 허용해왔다. 형법전 제78조는 타인의 자살을 유도하거나 조력한 자를 6개월 이상 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다발성 경화증 및 파킨슨병 환자 등 불치병 환자와 일반인, 그리고 의사 등이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했다. 청구인들은 "죽을 때까지 제3자의 도움에 의존하거나 약물로 인해 몽롱한 상태에 놓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스스로 원하는 시점에 존엄을 유지하며 생을 마감할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의사인 제4청구인은 현행법으로 인해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의료 행위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법적 회색지대를 지적했다.
오스트리아 헌재는 "형법전 제78조의 '또는 타인의 자살에 조력'이라는 문구는 위헌이므로 폐지한다"고 선고하며 청구인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연방헌법에서 도출되는 자기결정권은 자살하고자 하는 사람의 결정뿐만 아니라 제3자의 도움을 요청할 권리도 포함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자살 시 제3자의 조력을 예외 없이 금지하는 규정은 결과적으로 개인이 인간의 존엄을 유지하며 죽을 권리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을 막게 되어, 개인의 권리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자살하고자 하는 의지가 자기결정권에 기초한 것임이 의심의 여지 없이 확인된다면 입법자는 이 의지를 존중해야 하며, 이는 기본권 간 형량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와 모든 사람이 완화의료적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국가적 노력의 필요성도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해당 조항의 폐지 효력은 2021년 12월 31일 이후부터 발생하게 되었다.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 이어 오스트리아 헌재의 이번 판결은 유럽 전역에 '죽을 권리'에 대한 논의를 더욱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