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사협회(회장 박일규)는 지난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제4차 복지국가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2026년 3월 시행을 앞둔 ‘돌봄통합지원법(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의 현장 실행 가능성을 점검하고, 성공적인 제도 정착을 위한 의료·요양·돌봄·주거의 통합적 연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돌봄통합지원법은 노쇠,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국민이 병원이나 시설이 아닌 ‘살던 곳’에서 의료와 돌봄을 통합적으로 제공받도록 하는 제도다. 그간 파편화되어 운영되던 의료, 요양, 복지 서비스를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해 서비스 단절과 중복 문제를 해결하고 자립적인 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날 포럼의 좌장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복지국가위원장인 남기철 동덕여자대학교 교수가 맡았다.
▲ 정보 접근성 격차 해소와 공공성 강화가 최우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진석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지역사회통합돌봄: 배경과 현황’을 주제로 돌봄 수요 미충족의 원인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2023 사회서비스 수요실태조사에 따르면 정보 부족과 신뢰도, 접근성 문제로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절반에 가깝다”며 “돌봄 수준이 개인이 보유한 정보 수준에 의해 결정되는 ‘역진성’과 ‘선별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군구 단위에 돌봄 통합 전담 조직을 설치하고, 공무원 신분의 돌봄 전담 매니저를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민간 의존도가 높은 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자체별 국공립 공급 시설의 최소 비율(기본 공급률)을 설정하는 등 돌봄의 공공성 확대를 과제로 제시했다.
▲ 지자체 권한 배분과 실질적 실행 역량 확보 필요
김이배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은 지방자치단체의 관점에서 문제 상황을 진단했다. 김 위원은 “통합돌봄에 대한 중앙정부의 메시지가 불분명하고 지자체의 책임만 강화되었을 뿐, 그에 상응하는 권한과 자원이 모호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하달식 추진이 아닌 광역자치단체의 조정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별 여건 차이를 인정하는 ‘분권형 통합돌봄 운영체계’를 제안했다. 특히 지자체의 실질적 실행 역량을 보장하는 개선책이 없다면 내년 시행은 형식에 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전문 인력 배치와 민간 거점 기관의 역할 재정립
토론에 참여한 이용규 한국사회복지행정연구회 회장은 효율적 인력 배치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 회장은 “2026년 신규 충원될 2,400명의 인력을 사회복지직으로 우선 배치해야 한다”며 “복지 행정 전문가가 전달체계의 관리자(과장·팀장급)를 맡아야 초기 사업의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휘연 금오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민간 복지 시설의 참여를 촉구했다. 김 관장은 “의료와 요양에 국한되지 않고 주거, 정서, 가족 지원 등 복합적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며 “지역사회복지관을 단순 서비스 제공기관이 아닌 돌봄 통합의 핵심 파트너이자 거점 기관으로 인정하고, 통합지원협의체 운영 구조에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주거를 통합돌봄의 핵심 축으로 재정의해야
이정규 서울시 중앙주거복지센터장은 주거 정책의 근본적 재편을 요구했다. 이 센터장은 “안정적인 집은 돌봄의 전제 조건임에도 그간 임시적 수단으로 취급됐다”며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의 행정 구분을 넘어 계획부터 재원 투입까지 공동 책임을 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LH, SH 등 공공주택 공급기관의 역할을 통합돌봄 차원에서 재정립하고, 기초자치단체가 주거 지원을 실질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재택의료, 통합돌봄 설계의 출발점
마지막으로 유창근 한국재택의료협회 사무 총장은 재택의료 인프라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 총장은 “재택의료는 단순 연계 대상이 아니라 통합돌봄 설계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며 “사회복지사와 간호사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인력 기준 제도화와 농어촌 지역을 위한 맞춤형 지원 모델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현재 전국 195개소인 재택의료센터를 핵심 자원으로 꼽으며, 장기요양 및 통합돌봄 행정체계와의 구조적 결합을 통해 ‘공동 책임 구조’로 나아가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