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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 예산 914억원 중 서비스 가용액 620억원… "229개 시군구 나누면 턱없이 부족"

입력 2026.03.20 00:00 수정 2026.03.22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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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시스템비 빼면 가용 예산 620억원… 지역당 평균 2.7억원 수준 김창보 운영위원 "여러 재원 흩어져 움직여, 서비스 연계 어려워" 서영석 의원 "돌봄 조정할 코디네이터 없이는 지역 네트워크 구축 불가" 돌봄기금 신설·특별회계 도입 등 안정적 재원 확보 방안 제시돼 건보·장기요양 의존 방식 지속 시 "두 제도 모두 지속가능성 훼손" 우려도

지난 18일 개최된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국회 토론회'  ©국회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열흘 앞두고 재정 기반의 취약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올해 통합돌봄 예산은 914억원이지만, 인건비와 시스템 구축비를 제외하면 실제 서비스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약 620억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전국 229개 시·군·구에 분산 지원되는 구조여서 현장 체감도는 낮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영석·남인순·이수진·백혜련·김윤·서미화 의원(이상 더불어민주당)과 최혁진 의원(법제사법위원회),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건강돌봄시민행동이 공동 주최한 '통합돌봄 재원 마련 방안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오는 27일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현행 재정 규모로는 제도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데 뜻을 모았다.

 

◇ 법은 통합을 말하지만 재정은 여전히 분산

예산의 절대 규모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발제를 맡은 김창보 건강돌봄시민행동 운영위원은 재정 구조 자체가 통합돌봄과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반회계, 균형발전특별회계, 건강증진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 등 여러 재원이 제각각 투입되는 현재 구조를 거론하며 "일관된 기준 없이 여러 재원이 흩어져 움직이고 있어 서비스 간 연계와 통합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돌봄통합지원법에 재원 마련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법적 근거 없이 매년 예산 확보를 둘러싼 논쟁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김 운영위원은 중앙정부가 설계한 서비스를 지자체에 내려보내는 하향식 구조도 한계로 지목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지역 특성과 조건에 맞게 설계돼야 하는데, 현재는 기존 서비스를 재분류·재배치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설명이다.

토론자들도 예산 규모와 구조적 한계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620억원 수준의 지역돌봄서비스 예산으로는 본사업 추진 여부조차 의문"이라며 실효성에 우려를 표했다. 

유창훈 서울의료원 공공보건의료지원단 실장은 국고보조 방식에 따른 지자체 부담과 지역별 서비스 편차를 가장 큰 문제로 꼽으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다양한 재원 조합을 현실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미옥 국민건강보험노동조합 현장연구위원은 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보험에 간접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이 이어질 경우 "두 제도 모두 재정 부담이 커져 지속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석환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돌봄은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한 필수 사회서비스"라며 정부의 재정 책임 강화를 촉구했다.

 

◇ 코디네이터 부재와 부처 칸막이, 전달 체계도 과제

재정만이 유일한 쟁점은 아니었다. 서영석 의원은 통합돌봄의 가장 큰 과제로 '코디네이터 부재'를 꼽았다. "복잡하게 나뉜 돌봄 서비스를 누가 통합적으로 조정할 것인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며 "담당 인력 몇 명으로 체계를 만들겠다는 접근으로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혁진 의원은 범부처 협력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과거 발달장애 정책 사례를 들어 "각 부처 서비스가 따로 움직이면 결국 이용자만 여러 기관을 오가는 비효율이 반복된다"고 말한 뒤, "통합돌봄 역시 복지부 단독으로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며 노동·교육·지자체 등 관계 부처가 함께 참여하는 통합 체계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참석자들은 해결 방안으로 돌봄기금 또는 특별회계 신설, 기존 기금 재편, 지방재정 확충 등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 재원의 조정, 중장기적으로는 안정적 재정 기반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내는 삶(Aging in Place)'이라는 정책 목표는 분명하지만, 재정과 전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도는 선언에 그칠 수 있다. 통합돌봄의 성패는 정책 방향이 아니라 이를 실행할 재정 구조를 얼마나 촘촘하게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이날 토론회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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