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장기요양 노인의 존엄한 죽음 맞이를 위한 과제: 초고령사회를 위한 국회 연속 토론회 제2차'에서는 장기요양 노인의 생애 말기 돌봄 실태를 진단하고 정책 과제를 논의했다.
■ 현실과 이상의 괴리... "노인 71%는 자택 임종 원해"
토론회를 주최한 한지아 의원은 "2022년 사망자의 76.2%가 의료기관에서 임종했지만, 노인의 71.4%는 병원이 아닌 집에서 생을 마감하길 희망한다"며 현실과 이상의 큰 괴리를 지적했다.
한 의원은 "현행 장기요양보험 제도는 돌봄, 의료, 죽음을 분리해 관리하고 있어 노인의 의사와 무관한 '의료화된 죽음'이 대부분"이라며 "영국(End of Life Care Strategy)이나 일본(지역포괄케어시스템)처럼 임종지 선택권을 보장하고 '살던 곳에서 존엄하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성인 건강보험연구원장 또한 "노인 10명 중 8명(84.1%)이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원하지 않지만, 실제 중단 계획을 세운 환자는 13.1%에 불과하다"며 "체계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생애 말기 돌봄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지원하고 임종케어 제도화해야"
주제발표를 맡은 한은정 건강보험연구원 센터장은 장기요양 노인의 자기결정권 강화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한 센터장은 "임종 과정에 있는 인정자가 온전한 정신으로 의사와 상의해 연명의료계획서를 남기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장기요양 인정조사 단계부터 노인 본인의 의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지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요양시설 및 재가 임종케어 모델(인력·수가 등) 개발 및 제도화 ▲의사·간호사의 임종케어 참여를 위한 법·제도 개선 ▲장기요양 기관과 호스피스 기관 간 연계 체계 마련 ▲장기요양 암 환자의 가정형 호스피스 접근성 강화 등을 제안했다.
■ "어디서가 아닌 어떻게 죽느냐가 문제... 통합적 접근 필요"
이정석 건강보험연구원 센터장은 "장기요양 등급 인정 후 사망까지 평균 3.84년이 걸리는 만큼, 초기부터 노인과 가족이 함께 생애 말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식을 구체화하고, 요양시설 내 임종실 설치와 전문 인력 지원 등 병원이 아닌 곳에서 임종할 권리를 위한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진영 국립암센터 중앙호스피스센터장은 "완치를 목표로 한 치료가 아닌 죽음을 받아들이는 호스피스 서비스가 국내 의료체계에서 유일한 대안"이라며 "질환 종류나 거주 장소에 제한 없이 보편적 생애 말기 돌봄을 제공해야 하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 방문 의료진의 역량 강화 교육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가혁 인천은혜요양병원 원장은 "많은 노인이 자택 임종을 원하지만, 가족 부담과 응급 상황 대응 문제로 요양병원을 선택하는 현실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 원장은 "요양병원은 24시간 전문 돌봄과 완화의료 연계가 가능한 현실적 대안"이라며 "최근 의무화된 임종실 설치와 급여화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임종 돌봄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경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요양시설 입소 노인의 자기결정권을 위해 등록기관 직원이 시설로 찾아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돕는 '출장 지원'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의료기관을 거치지 않고도 요양시설에서 임종기를 판단할 수 있도록 공용윤리위원회 활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은 "자택 임종은 환자의 '바람'에 가깝고, 실현 가능한 '욕구'가 아닌 경우가 많다"며 "대다수가 임종하는 병원을 소외시키지 말고 치료 공간에서 돌봄 공간으로 전환하는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원화된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의 틀을 넘는 통합 설계를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