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또는 가족의 입원으로 간병을 경험한 국민의 96%가 간병비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실제 지출하는 비용과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비용 사이에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개인의 부담을 덜기 위한 ‘간병 국가책임제’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위원장 나순자, 이하 보건의료노조)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지난 4월 19일부터 25일까지 진행한 ‘간병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중 간병 경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입원 시 간병인을 고용한 비율은 53.4%로 가족이 직접 간병한 경우(46.6%)보다 높았다. 간병인을 썼을 때 가장 힘든 점으로는 응답자의 65.2%가 ‘간병비 부담’을 꼽았다. 실제로 간병비 부담 정도를 묻는 질문에 96%가 “부담스럽다”고 답했으며, 이 중 59.5%는 “너무 비싸서 매우 부담스럽다”고 호소했다.
응답자의 40.8%가 실제 하루 11만 원 이상의 간병비를 지출했다고 답했으나, 적정 간병비 수준으로는 절반에 가까운 49.3%가 ‘하루 5만 원 미만’을 꼽았다. 이는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더 비싸다”, “한 달 간병비가 400만 원이 넘는다”는 현장의 호소가 단순한 불만이 아님을 보여준다.
조사에 따르면 이러한 부담 탓에 간병의 책임 주체를 개인보다는 사회로 돌리는 여론이 과반수였다. 입원 환자 간병을 “병원에서 해야 한다”는 의견은 68.1%에 달한 반면, “가족이나 간병인이 해야 한다”는 의견은 10%대에 그쳤다. 또한 간병비를 건강보험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의견에 75.5%가 찬성했으며, 국가가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간병 국가책임제’에 대해서도 57.6%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대안으로 꼽히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보호자 없는 병원)’에 대한 요구도 높았다.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75.7%로 높았으나, 병동 부족으로 이용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52.2%였다. 특히 이용 신청 후 거절당한 경험도 20.6%로, 수요 대비 공급 부족 문제가 확인됐다.
기존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61.9%로 높았으나 개선점도 지적됐다. 응답자의 72.3%는 “간호사 1명이 돌보는 환자 수를 더 줄여야 한다”고 답해,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인력 충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비싼 간병비를 감당하지 못해 가계가 파탄 나거나 ‘간병 살인’ 같은 비극까지 발생하고 있다”며 “병원비보다 비싼 간병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범국민운동을 벌여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