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벅뚜벅, 뒤뚱뒤뚱."
자기 몸집보다 몇 배는 더 큰 거대한 짐을 지고, 외줄 타기를 하듯 아슬아슬하게 걷는 존재가 있다. 걸음걸이는 다소 우스꽝스럽고 버거워 보이지만, 그 발걸음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다. 누군가를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에서 '행복 배달부'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화제가 된 이 영상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다. 바로 우리 몸속 세포 안에 존재하는 미세한 단백질, '키네신(Kinesin)'이다.
하버드 대학교가 제작한 교육용 애니메이션 '세포의 내부 생활(The Inner Life of the Cell)'에 등장한 키네신의 모습은 경이로움을 넘어 묘한 감동을 준다.
과학적으로 키네신은 ATP(에너지원)를 분해하며 미세소관이라는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운동단백질'이다. 영상 속에서 발처럼 부지런히 움직이는 부분은 사실 키네신의 '머리'이며, 등 뒤에 짊어진 커다란 풍선 같은 짐은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지질이 담긴 '막소포(소낭)'다.
이 작은 배달부는 세포라는 거대한 도시 속에서 물자를 적재적소에 나르는 택배 기사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신경세포의 '시냅스'가 제 기능을 하도록 필수 물질을 운반하는 결정적인 임무를 맡고 있다.
◇ 멈추면 '알츠하이머'... 당신을 위해 쉼 없이 걷는다
키네신의 걸음이 단순히 귀엽게만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 노동의 목적이 오로지 '나의 생존'에 있기 때문이다.
키네신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 만약 이들이 지쳐서 멈추거나, 걷는 길(미세소관)이 망가져 배달 사고가 나면 우리 몸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대표적인 예가 치매의 일종인 '알츠하이머'다. 키네신이 운반해야 할 APP 단백질이 제때 뇌 말단부로 이동하지 못하고 쌓이면 뇌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움직이고,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제 몫의 짐을 나르는 수많은 키네신의 '사투' 덕분인 셈이다.
◇ "내 몸이 나를 응원하고 있다"
현미경으로나 볼 법한 이 미시 세계의 이야기는 삭막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뜻밖의 위로가 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아셨죠? 나를 위해 애쓰고 있는 수많은 것들이 있다는 거... 다 힘냅시다"라며 감동을 전했다. 또 다른 이들은 "내가 나를 포기하고 싶을 때조차, 내 몸속 세포들은 나를 살리기 위해 치열하게 일하고 있었다", "혼자인 줄 알았는데 가장 가까운 곳에 든든한 내 편이 있었다"며 삶의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