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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지난해 '의료조력사' 1만 6천여 건... 고립감 등 정서적 고통 사유 증가

입력 2025.12.17 18:50 수정 2025.12.17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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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이용자 1만 6,499명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 고령층·만성질환자 비중 뚜렷'자연사 예측 불가 환자' 44.7% "고립감·외로움" 지목...'자연사 예측 환자'(21.9%)의 2배 달해"경제적 지원 부족한 취약계층, 조력사를 유일한 대안으로 인식할 위험" 우려캐나다 정부 "현행 감독 체계 충분" 입장 고수... 보고서 '취약계층 보호 장치 강화' 제언

캐나다 보건부가 발표한 '2025년 의료조력사 연례보고서(Medical Assistance In Dying Annual Report)'
캐나다 보건부가 발표한 '2025년 의료조력사 연례보고서(Medical Assistance In Dying Annual Report)'

캐나다 보건부가 발표한 '2025년 의료조력사 연례보고서(Medical Assistance In Dying Annual Report)'에 따르면, 2024년 의료조력사(MAID) 이용 건수는 총 16,499건으로 전년 대비 6.9% 증가해 전체 사망의 약 5%를 차지했다.

캐나다 보건부는 2025년 지난 11월 발표한 해당 보고서를 통해 의료조력사 이용 실태와 제도 운영 현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층과 만성질환자의 이용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신청 사유가 단순한 의료적 한계를 넘어 삶의 질 저하와 장기적 고통 등 복합적 요인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는 신청자 다수가 통증과 난치 질환뿐만 아니라 외로움, 사회적 단절, 삶의 의미 상실 등 정서적 요인을 조력사망의 사유로 제시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러한 경향은 70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는 노화와 돌봄 불평등 같은 구조적 요인이 의료조력사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으로 이어진다.

◇ 심리적 고통과 사회적 단절이 조력사망 선택 기제로 작용

환자가 의료조력사를 신청하게 된 주된 원인에 대한 그래프  ©Medical Assistance In Dying Annual Report
환자가 의료조력사를 신청하게 된 주된 원인에 대한 그래프  ©Medical Assistance In Dying Annual Report

보고서 내 통계에 따르면, 의료조력사(MAID)를 선택하는 핵심 요인은 육체적 통증보다 '삶의 질'과 '자율성' 상실인 것으로 분석됐다. '자연사 예측 환자'(Track 1)와 '자연사 예측 불가 환자'(Track 2) 그룹 모두에서 '의미 있는 활동 불가', '일상생활 불가', '독립성 상실'이 85~97%의 압도적 비중을 차지해, 스스로 의미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없는 상태가 조력사망의 결정적 사유임을 시사했다.

다만 그룹 간 차이도 뚜렷했는데, '자연사 예측 환자'는 '증상 조절 불충분(57.0%)' 등 신체적 고통 비중이 높은 반면, '자연사 예측 불가 환자'는 '고립감 또는 외로움'을 호소한 비율이 44.7%로 '자연사 예측 환자'(21.9%)의 두 배를 넘었다.

또한 '자연사 예측 불가 환자'는 '존엄성 상실(73.9%)', '가족에게 짐이 됨(50.3%)' 등 심리적·실존적 고통과 사회적 단절이 조력사망을 선택하는 기제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의 의료조력사 제도는 2016년 합법화되어 엄격한 절차 하에 운영되고 있다. 적용 요건은 '지속적이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기준으로 하며, 이는 단일 의학 지표가 아닌 질환의 비가역성, 치료 대안의 한계, 환자의 주관적 고통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절차상 두 명 이상의 독립된 의료진이 환자의 결정 능력(Decision-making capacity), 자발성, 정보 제공 여부를 평가하며, 통상 10일의 법정 숙려 기간을 거쳐 시술이 진행된다.

그러나 최근 이처럼 정서적·사회적 고립이 의료조력사 선택을 사실상 강제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의료 접근성의 격차가 심화될 경우 의료조력사가 돌봄 시스템의 부재를 메우는 '사후적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취약계층이 경제적·의료적 지원 부족으로 인해 조력사를 유일한 선택지로 인식할 위험성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의료조력사가 의료적 치료 실패의 결과라기보다, 충분히 보완되지 않은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선택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라고 지적하며 제도의 취지를 넘어선 사용 양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반면 캐나다 연방정부는 현행 절차와 감독 체계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정부는 제도 축소나 확대를 검토하지 않고 현행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향후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사회적 안전망 강화, 감시 및 평가 체계 개선, 취약계층 보호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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