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준비하는 것은 삶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완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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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배웅하는 자들의 기록, 다큐멘터리 ‘숨’이 말하는 '생의 갈무리' 2026-03-25 1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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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배웅하는 자들의 기록, 다큐멘터리 ‘숨’이 말하는 '생의 갈무리'

입력 2025.03.17 19:00 수정 2025.03.17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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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지도사·유품정리사·파지 노인의 일상 통해 본 삶의 흔적“한 평 관으로의 귀결”... 죽음을 대하는 초연한 시선 담아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예고편 캡쳐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예고편 캡쳐

우리는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끝을 정성스럽게 갈무리하는 이들의 시선은 대개 가려져 있다. 지난 12일 개봉한 윤재호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 '숨(Breath)'은 죽음의 당사자가 아닌, 타인의 죽음과 그 남겨진 흔적을 감당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추적한다.

72분의 러닝타임 동안 영화는 장례지도사 유재철, 유품정리사 김새별, 그리고 파지 줍는 노인 문인산의 삶을 병치하며 ‘어떻게 죽을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묻는다. 

◇ 대통령과 서민, 모두가 머무는 '한 평의 공간'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스틸컷 / 장례지도사 유재철 씨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스틸컷 / 장례지도사 유재철 씨

국가적 인물들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대한민국 1호 염장'이라 불리는 장례지도사 유재철 씨. 하지만 카메라가 포착한 그의 일상은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30년간 4,000여 구의 시신을 닦아온 그의 손에는 세월의 풍파와 직업적 고단함이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그는 수만 명의 조문객이 몰리는 장례식이나, 홀로 쓸쓸히 떠난 이의 머리맡이나 본질은 같다고 말한다.

"결국 한 평도 안 되는 관으로 들어가는 것은 누구나 같다."

그의 무심한 듯 툭 던지는 말 한마디는 생전의 명예와 부가 죽음 앞에서는 얼마나 미미한 것인지를 날카롭게 꿰뚫는다. 영화는 그의 굽은 어깨를 통해 죽음의 절대적 평등을 시각화한다.

◇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낸 '가족'이라는 유산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스틸컷 / 유품정리사 김새별 씨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스틸컷 / 유품정리사 김새별 씨

유품정리사 김새별 씨가 마주하는 현장은 참혹하다. 고독사 후 수개월이 지나 발견된 집, 악취와 오물로 가득 찬 그곳에서 그는 고인이 남긴 마지막 흔적을 수거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이 참혹한 현장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가장 강렬하게 배운다.

그는 타인의 외로운 죽음을 정리하며 자신의 삶을 수정했다. 술과 담배를 끊고, 현장에서 돌아오면 가장 먼저 가족을 안아준다. 그에게 죽음의 현장은 단순히 청소해야 할 공간이 아니라, 살아있는 이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교실이었다.

◇ 버려진 것들 사이에서 이어가는 '강인한 맥박'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스틸컷 / 문인산 할머니
장편 다큐멘터리 '숨' (Breath) 스틸컷 / 문인산 할머니

영화의 리듬을 완성하는 것은 거리에서 파지를 줍는 문인산 할머니의 존재다. 하루 수천 원을 벌기 위해 고된 노동을 잇는 그녀의 일상은 언뜻 '죽음을 기다리는 시간'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감독은 그녀의 눈빛에서 초연함과 강인함을 읽어낸다.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쓰레기(파지)가 그녀에게는 오늘을 버티게 하는 생계가 되듯, 영화는 삶의 가장 낮은 곳에서도 멈추지 않는 '숨'의 경이로움을 조명한다. 그녀의 일상은 죽음과 가장 가까이 닿아 있으면서도, 동시에 가장 치열하게 살아내고 있는 역설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윤재호 감독은 어머니의 장례식 길에 우연히 본 파지 노인에게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누군가에게는 쓸모없는 파지가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이어가는 수단이 된다는 생각이 영화의 시작이었다.”

◇ 에필로그 : 수의(壽衣) 위에 놓인 배냇저고리

영화의 메인 포스터는 이 다큐멘터리의 핵심을 관통한다. 죽은 자가 입는 '삼베 수의' 위에 갓 태어난 아기가 입는 '배냇저고리'가 놓여 있다. 탄생과 죽음은 별개의 사건이 아니라, '숨'이라는 하나의 줄기로 이어진 인생의 수미상관이다.

윤재호 감독은 떠난 자들의 뒷모습을 비추는 척하면서, 사실은 카메라의 렌즈를 지금 살아 숨 쉬는 우리에게로 돌린다. <숨>은 우리가 지금 내뱉고 들이마시는 이 평범한 '숨'이 얼마나 소중한 기적인지를 영화가 끝난 뒤 비로소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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