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배우이자 가수인 故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의 사망 1주기를 맞아, 남편 구준엽이 고인을 위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한 추모 동상이 대만 현지 묘역에 설치됐다. 중앙통신사(CNA) 등 대만 주요 매체들은 3일, 구준엽이 유가족 및 지인들과 함께 신베이시 진바오산(금보산) 묘역에서 조각상 제막식을 거행했다고 보도했다.
구준엽이 SNS를 통해 공개한 제작 영상에 따르면, 추모 동상은 서희원의 모습과 추상적인 오브제가 결합된 형태다. 스테인리스 스틸과 황동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설치 면적 72㎡, 높이 약 330cm에 달하는 규모로 대만 최고 수준의 미술 제작팀이 참여했다.
동상을 둘러싼 9개의 큐브는 고인이 생전 행운의 숫자로 여겼던 ‘9’를 의미하며, 이는 한국어 발음으로 남편의 성인 ‘구(具)’와 같다. 특히 동상이 바라보고 있는 방향은 남쪽 208도로 설정됐다. 제작팀은 “208도는 두 사람의 결혼기념일인 2월 8일을 상징하며, 그 방향에는 고인의 가족과 구준엽이 있는 타이베이가 위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준엽은 영상을 통해 “희원이는 자신을 외계인이라 부르곤 했다”며 “그녀만을 위한 우주(갤럭시)를 이곳에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 27년 전 코트와 자필 편지… 멈춰진 활동과 계속되는 애도
제막식 당일 구준엽은 27년 전 아내에게 선물 받은 코트를 입고 등장해 현지인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해당 코트는 과거 두 사람이 처음 교제하던 시절 서희원이 시상식 참석을 위해 선물한 것으로, 구준엽은 생전 인터뷰에서 “차마 버릴 수 없었던 소중한 물건”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구준엽은 자신의 SNS에 아내를 향한 자필 편지를 게재하며 먹먹한 심경을 전했다. 그는 “아직도 현실인지 꿈인지, 꿈이길 바라면서 가슴이 먹먹해지고 아파온다”며 “미안해, 오빠가 이렇게 약한 모습 보여서. 하지만 이것이 너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마지막 방법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다음에 만나면 영원히 같이 있자.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 죽도록 보고 싶다”며 그리움을 내비쳤다.
이날 제막식에는 서희원의 모친과 동생 서희제를 비롯해 강원래, 슈퍼주니어 최시원, 대만 스타 뤄즈샹(나지상) 등이 참석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조각상의 가림막이 걷히자마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며 동상을 끌어안았고, 구준엽은 묵묵히 장모를 위로하며 자리를 지켰다.
대만 현지 여론과 네티즌들은 구준엽의 헌신적인 모습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대만 거주 경험이 있는 한 네티즌은 “대만 내에 여전히 존재하는 한국 남성에 대한 편견을 구준엽 씨의 순애보가 완전히 바꿔놓았다”며 “연예인의 사소한 소식도 집중 보도하는 대만 특성상, 그의 변함없는 헌신은 국가적 차원의 긍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故서희원은 1990년대 후반 구준엽과 결별한 뒤 20여 년 만인 2022년 재회해 결혼했으나, 지난해 2월 일본 여행 중 감염된 독감이 폐렴 합병증으로 번지며 향년 4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구준엽은 아내의 사망 이후 모든 공식 활동을 중단하고 매일같이 묘소를 찾는 등 추모에 전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