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0~60대 남성이 전체 고독사의 50% 이상을 차지하며 최고위험군'으로 확인됐다.
조사에선 50~60대 남성이 고독사 최고위험군인 이유로 "건강관리 및 가사노동에 익숙지 못하며, 실직·이혼 등으로 삶의 만족도가 급격히 감소하는 연령대"라고 지목했다. 이들의 죽음이 사회적 관계망의 단절에서 시작됨을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실직은 중장년 남성을 빈곤과 고립으로 직결시키는 강력한 방아쇠다. 2024년 서울시복지재단에 따르면 개인파산 신청자의 85.6%가 '무직(실직)' 상태였으며, 이들 대다수가 50대 이상 1인 가구였다. 이는 '실직 → 빈곤 →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보여준다.
◆ '실직'에서 '고립'으로, 끊어진 생계와 관계
지난 10월 31일 방영된 KBS '추적 60분'은 고독사를 다룬 '고립 사회' 편을 통해 사회적 고립은 단순히 외로운 상태가 아니라, 사망률을 높이는 치명적인 '질병'이라고 전했다.
추적 60분에서 유성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은 "10년 사이 부패된 상태로 발견되는 시신이 폭발적으로 늘었으며, 공통적으로 만성 질병이 치료되지 않고 극도로 진행된 상태" 라고 지적하며 "사회적 고립이 사망률을 30%까지 높일 수 있고, 만성질환 악화는 물론 암까지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고독사 현장에서 증명된다. 최근 고독사 현장의 주요 공통점은 '치료되지 않고 방치된 만성 질환'과 '배달 음식 용기'다. 실직과 이혼 후 건강관리와 가사노동에 실패하고, 사회적 관계망이 단절된 중장년 남성의 마지막 모습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1인가구의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및 정신건강 문제의 특성과 유형' 논문에서도 사회적 고립이 "심장마비, 우울증, 조기 사망, 먹거리 안정성"으로 이어져 고독사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음을 짚었다.
또한 논문에선 "외로움과 고립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보다 사회의 책임으로 봐야한다"며 "정책적 차원에서 예방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 전세계적 추세"라고 전했다.
영국은 2019년 '외로움 전략 수립 및 실행 수립'을 추진했고, 일본은 2021년 '고독대책 담당 장관'을 임명했다. 스웨덴도 '외로움 장관 임명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했고, 미국은 1인 노인 대상 사회적관계망 지원사업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서울시의회 정책토론회(2023)에선 가족 해체 등으로 인한 '비자발적 1인 가구'가 된 중장년 남성들이 "자존심" 때문에 외부의 지원 요청을 꺼리면서 고립이 심화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생사여부 확인' 보다 '사회적 고립'에 집중해야.. 고독사 - 고립사
고독사 예방법과 기본계획이 수립됐지만, 현장에서는 책임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2023년 922명이 고독사로 사망(전국 최다)한 경기도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현행 '고독사 예방 사업'이 취약계층의 '생사여부 확인'에 집중되어, 사회적 관계망을 확장하는 데는 실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의 본질은 '고독사'가 아니라 '사회적 고립'에 있다는 것이다.
추적60분에서 유성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관과 송은주 전 서울시복지재단 선임 연구위원은 "'고독사'라는 용어가 개인의 선택적 죽음으로 오해하게 만든다"며, 사회적 시스템에 의해 내몰린 상태, '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고립사'라는 용어가 더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고독'이 아닌 '고립'에 초점을 맞춰 '연결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정책적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