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고독사 사망자 수는 3,379명으로 하루 평균 9명에 달한다. 급속한 고령화와 독거 가구 비율이 40%에 육박하는 가운데, 고독사가 특정 취약계층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 국민의 보편적 불안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 <여론 속의 여론> 팀은 지난 8월 12일부터 1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독사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민 대다수는 고독사를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하며 정부 차원의 포괄적인 예방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고독사, 노인 문제 넘어 ‘청년·중장년’ 위기로 확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은 고독사 문제를 전 세대에 걸친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고령층의 고독사가 심각하다는 응답은 93%(매우 심각 51%)에 달했으며, 중장년층 고독사 문제에 대해서도 77%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주목할 점은 청년층 고독사 문제에 대해서도 과반인 65%가 동의(매우 심각 16%)했다는 점이다. 이는 고독사가 더 이상 노년기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보편화되었음을 시사한다.
고독사의 발생 원인에 대한 진단은 연령대별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20~40대는 ‘비혼 및 무자녀 가구 증가에 따른 1~2인 가구의 증가’를 주된 원인으로 꼽은 반면, ▲50~60대는 실직, 파산, 질병 등 ‘삶의 위기 상황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회 안전망 부족’을 지목했다. ▲70세 이상 고령층은 ‘가족 관계의 단절 심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인식해, 세대별로 체감하는 사회적 고립의 배경이 상이함을 드러냈다.
□ “남의 일 아니다”… 30대·취약계층의 불안감 고조
이번 조사에서 국민의 61%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나도 고독사를 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매우 그렇다’는 응답도 12%를 차지해, 국민 10명 중 1명 이상은 고독사를 자신의 미래로 강하게 예견하고 있었다. “요즘 고독사를 할까 봐 걱정된다”는 응답 또한 35%에 달했다.
본인의 고독사 가능성을 가장 높게 인식하는 연령대는 의외로 30대(매우 그렇다 21%)로 나타났다. 30대의 현재 고독사 우려 비율(7%)은 70세 이상(8%)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아, 청년층이 겪는 사회적 고립감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상당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의 불안은 더욱 두드러졌다. 소득 100만 원 미만 저소득층(28%), 기타 주거형태 거주자(27%), 비정규직 근로자(21%) 등 고용과 주거가 불안정한 계층일수록 본인의 고독사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또한 가족과 연락하지 않는 사람(49%)이나 외로움을 자주 느끼는 사람(34%) 등 관계 단절 집단에서도 우려가 높게 나타났다.
□ “고립감은 질병, 국가가 나서야”… 공공주택·일자리 등 대책 선호
국민 92%는 고립감과 심각한 외로움을 ‘치료해야 하는 질병’으로 인식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7%,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응답은 84%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의 고립 문제를 공공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가장 실효성 있는 고독사 예방 정책으로는 ‘독거노인을 위한 공공주택’(54%)과 ‘소일거리 제공 등 일자리 사업’(52%)이 꼽혔다. 이는 일본의 사례처럼 주거 공유를 통해 교류를 활성화하거나, 경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것이 고립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인식에 기반한다. 이 외에도 ‘위험감지 스마트홈 시스템 구축’(48%), ‘주기적 방문 안부 확인’(48%)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2021년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지자체를 중심으로 예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두세 가구 중 한 가구가 1인 가구인 현실에서 행정조사만으로는 위기가구 발굴에 한계가 있다. 조사 결과는 평범했던 가구도 갑작스러운 위기로 고립될 수 있음을 보여주며, 이에 대한 사회 안전망 확충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