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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 전 한 달 의료비 1,000만 원 돌파...한은 "의향서 작성자에게 건보료 인하 검토해야"

입력 2025.12.13 18:10 수정 2025.12.1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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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보고서, 환자 선호와 의료 현실의 ‘거대한 괴리’ 지적임종기 의료비 10년간 2배 급증... 저소득층 소득 80% 육박"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시 건보료 인하 등 인센티브 검토해야" 제언

연명의료 중단 절차  ©한국은행 연구보고서

한국은행은 지난 11일 ‘연명의료, 누구의 선택인가: 환자선호와 의료현실의 괴리, 그리고 보완방안’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 분석을 토대로 임종기 의료비 지출 구조와 제도의 사각지대를 진단하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형식 보완과 인센티브 제공 등 개선책을 제시했다.

◇ 거부 의사 84.1% vs 실제 이행 16.7%... ‘원치 않는 연명’ 지속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연명의료 거부 의향은 압도적이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응답자의 84.1%가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시행되는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 65세 이상 사망자 중 연명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한 비율은 16.7%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는 적지 않은 고령 환자가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임종 직전까지 연명의료 시술을 경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연명의료 환자 수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6.4%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 요인(약 60%)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른 증가세다. 특히 2023년 기준 고령 사망자 29만 명 중 67%가 연명의료를 받았으며, 이들은 평균 21일간 연명의료를 지속했다. 시술별로는 혈압상승제 투여(81%), 수혈(38%), 심폐소생술(30%), 인공호흡기 착용(29%) 순으로 빈번하게 이루어졌다.

◇ 임종 1주일 전 ‘늑장 중단’...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

연명의료 관련 의사결정 시행 단계별 제약요인  ©한국은행 연구보고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제약받는 원인으로는 복합적인 제도적 요인이 지목됐다.

우선 ‘사전 논의 단계’에서의 제약이다. 현행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연명의료 중단 여부만 일괄 선택하는 구조여서 환자 개개인의 세부적인 선호를 담기 어렵다. 또한 등록 기관이 보건소나 공단 지사 등으로 한정돼 있어 거동이 불편한 고령층의 접근성이 떨어진다.

‘의료기관 선택 및 임종기 판정 단계’의 문제도 심각하다. 연명의료 중단을 심의할 ‘의료기관윤리위원회’는 수도권 대형병원에 편중돼 있어, 지방 중소병원이나 요양병원은 사실상 사각지대다.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들은 한 달 내 평균 6.8개의 연명의료를 받았다.  ©한국은행 연구보고서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들은 한 달 내 평균 6.8개의 연명의료를 받았다.  ©한국은행 연구보고서

현행법상 중단 이행 시점이 ‘임종기(회생 불가능하고 임종이 임박한 상태)’로 한정된 점도 걸림돌이다. 보고서는 “대부분 질환에서는 임종 시점을 의학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사례 중 약 40%는 사망 1주일 전에야 중단이 결정되었으며, 한 달 내 평균 6.8개의 연명의료 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무의미한 시술이 끝까지 지속되다가 임종 직전에야 중단되는 사례가 빈번함을 보여준다.

◇ 고통은 환자 몫, 비용은 가족 몫... 소득 20%가 임종기에 증발

환자 의사와 괴리된 연명의료는 극심한 신체적 고통과 경제적 부담을 초래한다.

보고서가 산출한 ‘연명의료 고통지수’에 따르면, 연명의료 환자의 평균 신체적 고통은 단일 질환 최대 통증의 약 3.5배에 달했다. 고통지수 상위 20% 환자의 경우 약 12.7배에 이르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적 부담 또한 급증하고 있다. 연명의료 환자 1인당 평균 생애말기(임종 전 1년) 본인부담금 의료비는 2013년 547만 원에서 2023년 1,088만 원으로 10년 새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65세 이상 가구 중위소득의 약 40% 수준이다.

특히 저소득층의 타격이 크다. 보고서는 “소득 1분위(하위 20%)의 경우 생애말기 의료비가 연평균 소득의 80%에 육박한다”며 “저소득·저자산 가구에 특히 큰 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간병비 등 간접 비용까지 포함하면 실제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직접 의료비로만 한정해 평가하면 실제 부담 규모를 크게 과소평가하게 된다."  ©한국은행 연구보고서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직접 의료비로만 한정해 평가하면 실제 부담 규모를 크게 과소평가하게 된다."  ©한국은행 연구보고서

◇ 한은 “사전연명의료의향서 구체화하고 인센티브 제공해야”

한국은행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국민 홍보 강화 및 참여 경로 확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개인화’ ▲제도 이행 시점 조정 논의 등을 제안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인센티브 제도’의 도입 검토다. 보고서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한 사람에게 건강검진 항목 확대나 건강보험료 인하와 같은 실질적 혜택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도 검토할 수 있다”며 “연명의료에 투입되던 자원을 호스피스·완화의료 등 수요가 높은 돌봄 서비스로 재배치한다면 2070년 기준 약 13.3조 원의 사회적 자원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현행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식을 개편하여 법정 연명의료 시술뿐만 아니라 인공영양공급, 장기기증, 임종 장소, 돌봄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개인화된 서식’ 도입을 주장했다.

보고서는 “연명의료 결정 대상 범위를 어디까지 확대할 것인지, 어떤 시술을 연명의료로 인정할 것인지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연명의료 중단 이행 시점을 현재의 ‘임종기’에서 회복 불가능한 ‘말기’ 상태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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