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조력사(조력존엄사, 조력사망, 조력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헌법재판소 헌법실무연구회(회장 정정미 헌법재판관)가 지난 19일 '의료조력사에 관한 헌법적 고찰'을 주제로 정기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의료조력사의 헌법적 근거와 함께 형법상 저촉 문제, 사회적 악용 방지책 등 쟁점들이 논의됐다.
이날 주제 발표를 맡은 김하열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의료조력사의 개념을 정립하고 이에 대한 헌법적 근거를 제시했다. 김 교수는 미국, 유럽 등 의료조력사를 인정하는 해외 국가들의 판결과 입법 사례를 분석하여, 각국의 입법 및 사법부가 제시하는 실체적·절차적 기준을 소개했다.
특히 김 교수는 의료조력사 제도의 도입과 안착은 사법부의 판단이나 입법부의 결단 중 어느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조력사의 실현은 사법과 입법의 반복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정비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며, 헌법적 가치 실현을 위한 국가기관의 협력적 역할을 주문했다.
성중탁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행 연명의료중단제도의 한계점을 지적하며 구체적인 법제화 방안을 제안했다. 성 교수는 현행 형법 제252조(촉탁, 승낙에 의한 살인죄)가 의료조력사 이행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해당 조항의 위헌성 시비를 해소하기 위해 '조항의 적용 배제'를 명시한 예외적 특칙 신설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제도의 오남용 우려에 대해서는 절차적 통제 장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성 교수는 "의료조력사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법원이나 제3의 독립된 심사기구에 의한 사전통제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선미 한국지방교육행정연구재단 박사는 의료조력사 논의가 자칫 사회적 약자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음을 경계했다. 장 박사는 연명치료중단과 조력자살을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특히 장애를 조력자살의 법적 요건으로 포함시키는 시각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장 박사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의 보장이 '삶을 선택할 수 없는 열악한 조건' 속에서 죽음을 강요당하지 않도록 하는 국가의 헌법적 의무를 면제하는 구실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죽을 권리의 헌법상 기본권성 검토는 철저한 기본권성 논증과 사회적 맥락에 대한 깊은 숙고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