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말기 환자 돌봄 자선단체 마리 퀴리(Marie Curie)와 킹스 칼리지 런던(King's College London), 헐 요크 의과대학 등 공동 연구진은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임종 돌봄 현황을 분석한 '더 나은 임종 2024(Better End of Life 2024)'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임종 환자의 증상 관리 현황, 가족 간병인의 부담, 그리고 질환 및 지역에 따른 의료 서비스 접근성의 차이를 데이터로 제시하며 현행 시스템의 개선 과제를 도출했다.
◇ 임종 1주일 전, 통증 및 호흡곤란 관리 실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사망 전 마지막 일주일 동안 상당수의 환자가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사망자의 69%가 통증을 겪었으며, 이들 중 36%가 '심각한(severely)' 또는 '압도적인(overwhelmingly)' 수준의 통증을 경험했으며, 49%는 호흡곤란 증상을 보였다. 또한 환자의 58%가 불안이나 우울감을 겪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임종 장소에 따른 차이도 확인되었다. 보고서는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들이 자택이나 요양원, 호스피스에서 사망한 환자들에 비해 통증과 불안 등 증상 부담(Symptom burden)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유족들은 병원 환경과 관련하여 소음 문제와 프라이버시 부족 등을 지적했으며, 연구진은 병원 내 전문 완화 의료 인력 배치 및 주 7일 진료 시스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 비공식 간병인의 역할 및 사회·경제적 영향
의료진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 등 '비공식 돌봄 제공자(Informal carers)'의 역할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응답자의 약 75%가 임종 전 3개월 동안 환자를 직접 돌봤다고 답했다.
이들 중 다수는 약물 투여나 간단한 의료 처치 등 전문적인 간병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응답자의 45%만이 의료진 중 '핵심 담당자'가 누구인지 인지하고 있었으며, 나머지 절반 이상은 의료 연계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파악됐다.
간병 활동은 보호자의 경제 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직장이 있는 간병인의 약 50%가 환자 돌봄을 위해 휴직하거나 근무 시간을 단축했다고 응답했으며, 6%는 퇴직을 선택했다. 보고서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간병 부담이 사별 후 유족의 정신적 후유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 질환 및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서비스 접근성 차이
보고서는 환자가 앓았던 질환의 종류에 따라 전문 완화 의료 서비스 이용률에 차이가 있음을 지적했다.
암으로 사망한 환자의 경우 73%가 전문 완화 의료 팀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집계되었다. 반면, 치매 환자는 25.0%, 심혈관 질환 환자는 23%만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나타나 비암(非癌)성 질환자의 완화 의료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령별로는 85세 이상 초고령 환자의 서비스 이용률이 65~84세 환자군에 비해 낮았다.
또한 사회경제적 박탈 지수가 높은 지역의 환자일수록 통증 등 주요 증상의 강도가 높게 보고되었으나, 전문 서비스 이용률은 타 집단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경향을 보였다.
마리 퀴리 최고경영자는 "인구 고령화로 인해 임종 돌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생애 마지막 순간에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계획 수립과 정책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