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보훈부(VA)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일 '연례 자살 예방 보고서'를 발표하고, 2023년 한 해 동안 자살로 사망한 퇴역 군인 수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으나 전체 퇴역 군인 인구의 감소로 인해 자살률은 오히려 상승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자살로 사망한 퇴역 군인은 총 6,398명으로, 2022년의 6,442명보다 44명 줄어들었다. 이는 하루 평균 약 17.5명의 퇴역 군인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자살자 수 자체는 감소했으나, 전체 퇴역 군인 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자살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 수)은 2022년 34.7명에서 2023년 35.2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2023년 미국 일반 성인 자살률인 16.9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미국에서 퇴역 군인 자살자 수는 2001년 이후 매년 6,000명을 상회하고 있으며, 2018년 6,738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 보훈부 의료 시스템(VA health care system)에 등록된 퇴역 군인의 자살자 수는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특히 보훈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군인의 자살률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군인 자살률의 절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퇴역 군인 위기 라인(Veterans Crisis Line)’을 이용한 군인들의 자살률은 2022년 기준 16% 이상 감소했다.
취약 계층별로는 노숙인 퇴역 군인의 자살률이 일반 퇴역 군인보다 146%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 퇴역 군인의 자살자 수도 2023년에 소폭 증가했다. 반면, 최근 전역한 군인들의 자살률은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019년에서 2023년 사이 약 20% 급감했다.
보고서는 암 환자, 저소득 청년층, 사법 지원 프로그램(Veterans Justice Outreach) 대상자, 외상성 뇌 손상(TBI) 또는 정신 건강 질환 진단을 받은 퇴역 군인들을 향후 집중적인 예방 지원이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지목했다.
더그 콜린스 보훈부 장관은 "퇴역 군인의 자살은 오랫동안 우리 국가의 재앙이었다. 자살로 사망한 대부분의 군인이 최근 보훈부의 돌봄을 받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군복을 입었던 이들이 자신이 마땅히 누려야 할 보훈 혜택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전했다.
국내 보훈 안전망, '통합 의료'에서 'AI 안부 확인'까지
국내에서도 ‘사각지대 없는 보훈’을 기치로 내걸어 유공자들의 심리적 고립감을 해소하고, 자살 예방을 위한 실무적 대응을 구체화하고 있다.
전국 6개 보훈병원에 설치된 ‘보훈가족 마음치유센터’를 중심으로 질병 치료와 심리 재활이 동시에 이뤄지는 통합 의료 시스템이 가동 중이다. 특히 참전유공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까지 상담 대상을 넓혀 가정 내 심리적 지지 기반에 집중한다.
또한, 고령 독거 유공자들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안부 확인 서비스를 도입, 위기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여 24시간 운영되는 보훈 상담 전화(1577-0606)와 연계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관계자는 “단순한 경제적 보상을 넘어 유공자들이 사회적 존중 속에서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선제적인 실태 조사와 홍보를 병행해 자살률 감소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