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그동안 성인에게만 시행해온 심리부검을 2027년부터 청소년으로 확대한다. 자살 사망 청소년의 유족·지인 면담과 상담 기록 분석을 통해 자살 경로를 입체적으로 추적하고, 통계만으로는 포착하기 어려운 위험 신호와 정책 사각지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경찰청은 20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청소년 심리부검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심리부검은 자살 사망자의 유족·지인 면담과 상담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자살 원인을 추정·검증하는 조사 방식이다.
정부는 청소년 맞춤형 심리부검 체계 설계를 위해 기록물 분석과 면담 도구를 개발하고, 청소년의 발달 특성과 환경 요인을 반영한 범부처 공동 매뉴얼도 마련한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부터 본격적인 청소년 심리부검에 착수할 계획이다.
수행 체계도 성인과 구분된다. 청소년 심리부검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위탁하고, 성인 심리부검은 기존대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심리부검팀이 수행한다. 연령대별 특성에 맞는 조사 체계를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4개 부처 역할 분담… 학교 밖 청소년 사각지대도 포함
부처별 역할도 구체적으로 나뉘었다. 보건복지부가 사업 총괄과 면담 도구·지침 개발, 심리부검 수행을 맡고, 교육부는 학생 자살 관련 자료 수집·제공과 유족·교사·상담사의 심리부검 참여를 지원한다.
성평등가족부는 학교 밖 청소년의 심리상담 기록 등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사례 발굴·홍보에 협조하며, 경찰청은 자살 사건 발생 시 유족 연락처 등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제공한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해 심리부검 사업이 내실 있게 운영되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밖 청소년은 교육부의 학교 기반 상담 체계에서 벗어나 있어 자살 위험 신호를 포착하기 더 어려운 만큼, 성평등가족부의 청소년안전망을 통한 자료 확보가 이번 협약의 중요한 축이 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청소년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대응해야 할 구조적인 문제"라며 "심리부검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한 청소년 자살 예방 정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도 이번 협약을 "청소년들의 위기 징후를 파악하고 마음건강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라고 평가했다.
청소년 심리부검은 사망 전후의 심리·행동 변화를 유족 진술과 상담 기록을 통해 종합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기존 통계 분석으로는 드러나지 않던 자살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예방 정책의 근거를 보강할 수 있다는 점에서, 2027년 본격 시행 이후 정책 실효성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