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임종하는 사람 비율이 역대 최저로 떨어졌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어 하지만, 실제로는 사망자 10명 중 7명은 병원에서 임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출생·사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자(28만1000명) 중 집에서 죽음을 맞이한 사람은 15.3%(4만2993명)로 재작년보다 0.3%포인트 줄었다. 반면 병원 임종은 74.9%로 재작년보다 0.2%포인트 증가했다.
1991년에는 상황이 지금과 정반대였다. 전체 사망자 중 병원 임종은 15.3%로 소수였고, 재택 임종이 74.8%로 나타났다.
한편, 실제 사망장소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생을 마무리하기를 원하는 임종 희망장소와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2014년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본인이 죽기 원하는 장소로 57.2%가 가정(자택)을 골랐다.
이어 호스피스 완화의료 기관(19.5%), 병원(16.3%), 요양원(5.2%), 자연/산/바다(0.5%), 조용한 곳/편안한 곳(0.3%), 아무도 없는 곳(0.2%), 교회/성당(0.1%), 모르겠음(0.8%) 등이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병원 임종 비율이 압도적으로 조사됐다. 치매환자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73.6%로 영국(31.7%)의 2.3배, 미국(13.2%)의 5.6배다.
나이별로 보면 병원 임종 비율은 노인·아동에서 특히 높다. 65세 이상 사망자의 77.1%, 14세 이하 아동의 82.2%가 병원에서 숨졌다. 병에 걸려 입원 중에 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망자의 9.8%는 요양원·양로원 등 사회복지시설, 일터, 도로 등지에서 숨졌다. 이 숫자에 병원 사망을 더하면 가정 외의 객사(客死·집을 떠나 객지에서 죽는 것) 비율이 84.7%에 달한다.
객사 증가는 고령화로 노인 환자가 많아지고 임종까지 치료하는 연명의료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집에서 임종을 맞을 수 있는 여건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이유도 있다.
권인순 서울백병원 교수는 "사망 중에선 병원 사망의 질이 가장 나쁘다. 하지만 의사가 말기 환자 집으로 왕진 갈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재택 임종을 늘리려면 일본처럼 충분할 정도의 왕진 수가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국내에도 가정호스피스 서비스를 하는 기관이 있지만 아직 적은 수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암 환자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8월에 만성간경화·에이즈·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등 세 가지가 추가되지만 다른 질환자는 여전히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
검시(檢屍) 제도도 집에서 임종을 맞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환자가 퇴원 후 48시간 내에 집에서 숨지면 담당의사가 시신을 보지 않고 병사 진단서를 발급한다. 하지만 48시간이 지나면 담당의사 혹은 사망자 인근의 다른 의사가 검시를 해야 한다.
이 경우, 거리 제약, 의사의 기피 등으로 그 과정이 원활하지 않다. 병사진단서가 없으면 변사(變死)로 처리돼 경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
압도적인 비율로 병원에서 임종을 맞는 현실에서, 많은 이들의 바람처럼 자택에서 임종을 맞으려면 제도의 현실적인 보완 및 여건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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