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말기 치매 환자의 존엄한 삶의 마무리를 위해 기존의 단편적인 지원을 넘어선 지역사회 중심의 통합 돌봄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지난 23일 인천성모병원 권역별호스피스센터와 인천광역시광역치매센터 공동 주관으로 열린 ‘지역사회 중심의 생애말기돌봄 심포지엄’에서, 지자체, 의료계, 현장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정책적 대안과 현장 중심의 통합 돌봄 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주제 발표에서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거시적인 정책 방향과 현 제도의 한계점을 진단했다. 유애정 정책개발센터장(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6년 3월 시행될 '돌봄 통합 지원법'을 중심으로 지역 사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초고령 사회에서 돌봄은 더 이상 개인의 몫이 아닌 사회 공동의 책임"이라며, "지난 8년간의 통합 돌봄 시범 사업을 통해 단체장의 의지, 전담 조직 구성, 의료와 돌봄 인프라의 균형이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인천 부평구의 생애말기 돌봄 모델을 선도적 사례로 평가하며 전국적인 확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김세진 부연구위원(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생애말기 치매 환자 돌봄의 특수성을 지적했다. 그는 "치매는 평균 유병 기간이 10년으로 길고, 삼킴 장애나 욕창 등 복합적 증상을 동반해 암 중심의 현행 호스피스 모델로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치매 국가 책임제 등 주요 정책에서 임종기 돌봄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며,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개선해 방문 간호 확대, 전문 인력 양성, 사전 돌봄 계획 지원 등 재택 및 시설에서의 임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 윤주영 교수(서울대 간호대학)를 좌장으로 돌봄 현장의 목소리와 대안이 제시됐다.
21년간 치매 어머니를 돌본 강은영 씨는 요양보호사의 전문성 부족으로 인한 상처 발생, 기저귀 케어 미흡 등 실제 사례를 제시하며 전문성 강화와 수가 차등화, 그리고 돌봄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신숙희 간호부장(인천시립 노인치매 요양병원)은 "증상 관리 후 퇴원해도 다시 악화되거나 보호자가 복귀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장기적 돌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안으로 프랑스의 인간 존중 돌봄 기법 '휴머니튜드'를 병원에 도입한 결과,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던 환자가 단어를 기억하는 등 기적 같은 변화를 경험했다며 인간 중심 돌봄 철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제도적 한계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전용호 교수(인천대 사회복지학과)는 "치매 안심 센터는 인력 구조와 사례 관리 수준이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예방·진단 중심으로 운영되어 말기 환자 개입이 어렵다. 또한 시설에서 응급 상황 발생 시 병원으로 이송하지 않으면 '방임 학대'로 판단될 수 있어 시설 내 임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김영주 간호사(인천성모병원)역시 "호스피스 제도가 암 환자 중심으로 설계되어 비암성 말기 환자인 치매 환자의 이용률은 0.38%에 불과하다"며 제도의 사각지대를 지적했다. 또한 환자의 정서 불안, 반복적인 응급실 방문 등 보호자 부담이 가중되는 현실을 설명하며, 이를 개인 가정의 책임으로만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 시범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김철호 주무관(인천 부평구청)은 "자체 사업과 정부 공모 사업을 통해 통합 돌봄을 선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대면 돌봄 인력 부족과 장기요양보험법상 중복 지원 금지 규정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크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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