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악뮤(AKMU) 이찬혁이 지난달 29일 오후 개최된 ‘제45회 청룡영화상’ 오프닝 축하 무대에서 스스로 관에 들어가는 파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이찬혁은 자신의 첫 솔로 정규 앨범 [ERROR]의 수록곡인 ‘목격담’을 시작으로 무대에 등장했다. 이어진 ‘파노라마’ 무대에서 그는 정장 차림으로 한 손에 샴페인 잔을 든 채 핸드마이크 라이브와 밴드 사운드에 맞춰 자유분방한 에너지를 발산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수록곡 ‘장례희망’에서 연출됐다. 이찬혁은 무대 위 관에 스스로 들어갔고 관 뚜껑이 닫혔다. 양복을 입은 네 명의 남자가 이 관을 들고 무대 뒤로 퇴장하며 오프닝 공연은 마무리됐다.
이번 공연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죽음의 문턱에 놓인 아티스트 이찬혁의 마지막 하루를 담은' 앨범 [ERROR]의 서사를 그대로 옮겨왔다. 삶의 마지막 순간을 회상하며 ‘버킷리스트를 다 해봐야 한다’고 노래하는 ‘파노라마’에서 시작해, 자신이 원하는 죽음의 형식을 설계하는 ‘장례희망’으로 이어지는 구성을 취했다.
특히 무대 위에서 샴페인을 아무렇게나 흘리며 잔을 던지거나, 전통적인 장례식 꽃인 국화 대신 축하의 의미를 담은 장미로 무대를 장식한 점이 주목받았다. 이는 죽음을 슬프고 어두운 금기로 여기는 전통적 인식을 깨고, ‘나다운 마무리’를 지향하는 MZ세대의 죽음 문화를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현장에 참석한 배우들은 공연 초반 관의 등장에 당혹감을 표했으나, 무대가 진행됨에 따라 박자를 타며 기립에 가까운 환호를 보냈다.
온라인상에서 네티즌들은 “지금껏 샴페인 한 방울이라도 흘릴까 겁먹고 살아왔는데, 샴페인 잔을 던지고 관으로 들어가는 모습에서 전율을 느꼈다”, “자신의 죽음이 슬픔이 아닌 환호와 박수를 받으며 떠나는 모습으로 그려져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등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찬혁의 이번 무대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힙(Hip)하고 유희적인 퍼포먼스로 소비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죽음 담론을 양지로 끌어올린 중요한 문화적 사건으로 평가받는다.
제45회 청룡영화상 이찬혁의 오프닝 무대 영상은 유튜브 'KBS Entertain'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