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는 죽음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주체적인 결정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호스피스 등 관련 제도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낮고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리서치(대표이사 노익상) <여론 속의 여론>팀은 지난 5월 9일부터 1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죽음을 마주하는 한국 사회’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89%는 ‘죽음을 준비하는 것이 삶의 일부’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86%는 ‘죽음에 관한 결정을 스스로 하고 싶다’고 응답해 웰다잉에 대한 주체적 의지가 강함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죽음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타인에게 끼칠 부담이 가장 큰 두려움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죽음에 대해 두려운 점으로 ‘가족·지인에게 간병의 부담을 줄까 봐’(85%)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신체 거동이 어려워지는 것’(83%)이 그 뒤를 이었다. ‘좋은 죽음’의 조건으로 응답자 3명 중 2명이 ‘고통 없는 임종’과 함께 ‘가족의 경제적 부담 최소화’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 호스피스 제도, 높은 수요 대비 낮은 인지도와 비용 장벽
이번 조사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 제도’에 대한 인식과 수요의 괴리가 눈에 띈다. 향후 호스피스 이용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4%가 ‘있다’고 답해 압도적인 수요를 보였다. 그러나 정작 해당 제도에 대한 인지율은 47%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 부양과 본인의 노후를 동시에 고민해야 할 40대의 인지율이 35%로 가장 낮았으며, 60대 이상 고연령층에서만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호스피스 이용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51%)가 가장 많았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47%), ‘신체적 통증 완화’(38%) 순이었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가족 부담 경감’(51%)을 주된 이유로 꼽은 반면, 여성은 ‘가족 부담 경감’(50%)과 ‘심리적 안정’(51%)을 함께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용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주된 이유로 ‘비용 부담’(48%)을 지목했다. 이는 제도를 알고 있더라도 경제적 요인이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웰다잉 정책 과제 ‘공공서비스 확대’와 ‘경제적 부담 완화’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 제도의 경우, 2024년 11월 기준 누적 등록자 수가 267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조사에서도 등록 의향률은 69%(기 등록자 6% 포함)로 높게 나타나 제도가 점차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들은 웰다잉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웰다잉 정책 서비스 중 ‘완화의료 서비스 확대’(36%)와 ‘관련 공공서비스 확대를 통한 경제적 부담 완화’(36%)가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개인의 죽음 준비를 넘어 국가 차원의 인프라 확충과 재정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