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한국 문화에 깊이 몰입해 있던 세 자매가 부친과의 갈등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자매가 남긴 유서를 토대로 한국 문화에 대한 집착과 더불어 가정 내 폭력 및 경제적 궁핍이 사건의 배경이 되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인도 현지 언론 NDTV,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2시경 인도 가자바드의 한 아파트 9층에서 16세, 14세, 12세인 세 자매가 투신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자매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부터 학교에 가지 않았으며 홈스쿨링조차 중단한 채 고립된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유일한 낙은 휴대전화 한 대로 한국 드라마, 영화, K팝, 웹툰 등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었다. 자매들은 한국에 가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자기들만의 세계에 침잠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부친과의 갈등이었다. 주식 트레이더인 부친은 딸들이 한국 문화에 몰두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겨 최근 휴대전화를 압수했다. 특히 사건 발생 열흘 전에는 한국인 스타일로 활동하던 자매들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강제로 삭제하며 갈등이 극에 달했다.
부친은 경찰 진술에서 딸들이 “단계별로 챌린지를 수행하도록 유도하는 이상한 한국 게임을 하고 있었기에 휴대전화를 빼앗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딸들이 다른 가족들에게 한국 문화를 강요하다 거부당하자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찰 조사 결과, 부친은 딸들에게서 압수한 휴대전화를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내다 판 것으로 확인됐다.
자매들이 남긴 8쪽 분량의 유서와 일기장에는 한국에 대한 애정과 함께 가정 내 불행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국은 우리 삶의 전부였어요. 어떻게 감히 우리에게서 이걸 빼앗아 갈 수 있나요? 한국을 정말 정말 사랑합니다.” “당신은 우리를 한국인들로부터 떼어놓으려고 했지만, 이제 우리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됐을 거예요.”
유서에는 단순한 취향 차이를 넘어선 비극적 정황도 포착됐다. 자매들은 “매질을 당하는 것보다 죽음을 택하겠다”, “인도 사람과 결혼하는 건 절대 불가”라고 적어, 평소 신체적 폭력에 노출되었거나 강제 혼인 압박을 받았음을 시사했다.
수사 과정에서 부친의 경제적 상황과 복잡한 가족 관계도 수면 위로 드러났다. 부친은 현재 2,000만 루피(약 3억 원)에 달하는 주식 투자 빚을 지고 있었다.
또한 부친은 두 번의 결혼을 통해 1남 4녀를 둔 상태였다. 첫 번째 아내가 아이를 갖지 못하자 아내의 여동생과 재혼해 세 자녀를 낳았고, 이후 본처도 두 아이를 출산했다. 이번 사건의 희생자는 두 번째 아내 사이에서 태어난 두 딸과 첫 번째 아내의 딸 한 명으로, 가정 구조 내에서 자매들이 겪었을 심리적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소녀들이 한국 문화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하나, 휴대전화 중독 이면에 가려진 가정 내 폭력과 부친의 채무 등 복합적인 요인이 이들을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