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지난 5일 충주에서 장기기증자 유가족 28명과 장기이식 수혜자 7명이 만나는 특별한 모임을 개최했다.
현행법상 특정 기증자와 수혜자는 직접 만날 수 없지만, 이번 행사는 유가족들이 기증으로 새 삶을 얻은 이들의 건강한 모습을 간접적으로나마 확인하고, 수혜자들은 생명을 나눠준 기증자 가족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서로를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행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제31조는 기증자와 수혜자가 서로의 정보를 알거나 만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는 상호 간의 심리적 부담 등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기증원 측은 "기증받은 수혜자를 먼발치에서라도 보고 싶다"는 유가족들의 간절한 요청을 반영, 기증 1년 이내의 유가족과 이식받은 지 수년이 지난 수혜자들이 한자리에서 만나도록 주선했다. 유가족에게는 자긍심을, 수혜자에게는 감사를 전할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이날 모임은 숲 걷기 체험, 명상 등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장기기증을 상징하는 그린리본 도형으로 단체 사진을 찍으며 생명나눔의 의미를 되새겼다.
신장 수혜자인 박병윤(새콩사랑회 대표) 씨는 "기증자께 감사한 마음을 전할 길이 없어 죄송했는데, 유가족분들께 대표로 감사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 보답이라 생각해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한국간이식협회를 대표하여 참석한 한기진님은 “간이식으로 새 삶을 살고 있다. 첫째도 둘째도 기증자와 그 가족에 대한 감사로 살아간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교통사고로 아들을 떠나보낸 유미자 씨는 "내 가족의 장기를 받은 분은 아니지만, 수혜자가 건강히 살고 있는 모습을 보니 기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산에서 온 故 박흥식님의 누나는 “내가 가장 힘들고 어려운 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 와서 보니 내 아픔은 아무것도 아님을 알았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님들의 절절한 아픔을 보며, 나보다는 자식을 보낸 우리 엄마의 아픔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노환으로 여기는 못 오셨지만 우리 엄마를 더 안아드리고 싶다.” 고 말했다.
조원현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은 "유가족과 수혜자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었다"며 "생명나눔의 가치를 실현한 기증자 예우와 유가족 지원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증원은 지난 7년간 매년 4회 이상의 유가족 자조 모임과 지역별 추모행사를 진행하며 유가족들의 심리적 회복과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